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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첫 CEO 인사, 내부출신 발탁 '비은행사업 강화' 의지 보였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12-15 15: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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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양종희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 뒤 첫 주요 계열사 대표 인사를 통해 ‘비은행사업’ 강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회장은 그동안 주요 계열사 대표에 은행이나 지주 인사를 내려 보내던 것과 달리 각 계열사 내부에서 대표를 발탁하며 전문성에 방점을 찍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양종희</a> KB금융 첫 CEO 인사, 내부출신 발탁 '비은행사업 강화' 의지 보였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 뒤 첫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각 계열사 내부 출신을 다수 발탁해 대표로 내정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5년 KB금융 편입 이후 KB손해보험 대표에 손해보험업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전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KB손해보험 새 대표로 구본욱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 전무를 추천했다.

구본욱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KB손해보험 전신인 럭키화재에 입사해 손해보험업 외길을 걸었다.

KB손해보험은 2015년 KB금융에 합류한 뒤 양종희 회장 5년, 김기환 사장 3년 등 8년 동안 지주 CFO(최고재무관리자) 출신이 대표를 맡았다.

내부 출신이 대표에 오른 것은 KB증권과 KB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은행 출신이 아닌 증권사 출신 대표체제 아래 놓이게 됐다.

KB금융은 전날 인사에서 김성현 대표를 재신임하는 동시에 내부에서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장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새로 내정했다.

김성현 대표는 대신증권, 이홍구 내정자는 현대증권에서 각각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통 증권맨으로 평가된다.

KB증권은 2017년 현대증권과 통합해 출범한 뒤 지금까지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출범 이후 한동안은 증권맨 대표체제를 유지했으나 2019년부터는 은행 출신 박정림 대표가 김성현 대표와 함께 경영의 한 축을 맡았다.

KB자산운용은 김영성 연금&유가증권부문장 전무가 새 대표로 추천됐다.

김영성 내정자는 삼성자산운용, 공무원연금공단 등을 거쳐 2016년부터 KB자산운용에서 일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그동안 은행 출신보다는 외부에서 대표를 영입할 때가 많았다.

현재도 SK증권 대표, 코람코자산운용 대표 등을 지낸 이현승 사장이 2018년 1월 대표에 올라 6년 동안 KB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전임인 조재민 현 신한자산운용 대표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KB자산운용 대표로 영입됐다.

KB금융이 주요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내부 출신을 중용한 셈인데 양 회장의 비은행사업 강화 의지로 읽힌다.

양 회장은 은행장 경험이 없어 선임 당시부터 비은행사업 강화를 주요 과제로 안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 회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내부에서 뽑아 은행과 시너지보다는 각자의 전문성에 더 많은 힘을 실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KB손해보험과 KB증권은 전임 회장인 윤종규 전 회장 시절 각각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대표를 지주나 은행에서 보내지 않고 내부에서 직접 선발할 정도로 두 회사가 KB금융에 완전히 안착했다는 자신감도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양종희</a> KB금융 첫 CEO 인사, 내부출신 발탁 '비은행사업 강화' 의지 보였다
▲ (왼쪽부터)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내정자, 이홍구 KB증권 대표 내정자,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내정자.

현재 KB손해보험과 KB증권은 KB금융 안에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자산이 크고 많은 순이익을 내고 있다.

양 회장이 KB손해보험을 오랜 기간 이끈 경험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인수합병을 활발히 하지만 내부 출신을 대표로 선임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에 일부 노조에서는 내부 출신 대표가 필요하다며 지주나 은행 출신 대표를 낙하산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은 KB금융에 인수되기 전 각각 LIG그룹과 현대그룹을 대표하던 계열사였다.

그만큼 은행이나 지주 출신 대표에 더 큰 거부감을 지닐 수 있는데 내부 기업문화를 잘 아는 양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이런 불만을 해소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양 회장이 취임사에서 주요 경영방향으로 제시한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심어주는 회사’ 만들기와도 일맥상통 한다.

양 회장은 취임사에서 “일한 만큼 확실하게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현장의 직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경영을 하겠다”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기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과 좋은 회사의 대표가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에서 온다면 아무래도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 회장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이번 인사를 진행했다.

KB금융 대추위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계열사 핵심인재’ 발탁을 통한 그룹 인적 경쟁력 강화 및 조직 내 활력 제고 등에 중점을 두고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KB금융 대추위 위원장은 현재 양 회장이 맡고 있다. KB금융지주 회장은 이사회 내 7개 상설위원회 가운데 유일하게 대추위 위원장을 맡는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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