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허페이에 위치한 CXMT 반도체 공장. < CXMT >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D램기업 CXMT(창신메모리)가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D램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D램에 GAA 공정을 도입하는 CXMT의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대만 연합신문망 등에 따르면 CXMT는 9일부터 13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IEEE 국제전자소자학회(IEDM) 2023’에 참가해 GAA 기술을 시연한 논문을 발표했다.
GAA는 반도체 기본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반도체 공정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게이트의 통제력이 더 강화돼 전력을 적게 소모하고도 성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누설전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2000년대 초부터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본격 적용하기 시작해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TSMC도 2나노 공정부터는 GAA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CXMT는 GAA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D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 메모리반도체 기업 윈본드일렉트로닉스의 프레드릭 첸은 “CXMT의 기술 발전은 인상적”이라며 “GAA는 삼성전자가 도입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CXMT의 논문 발표가 GAA를 적용한 D램이 당장 양산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CXMT는 GAA가 시연된 샘플 제품도 제공하지 않았다.
CXMT는 “이번 논문은 D램 구조와 설계의 타당성과 관련한 기초 연구를 발표한 것”이라며 “CXMT의 현재 생산 공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2016년에 설립된 중국 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좁히고 있다.
CXMT는 올해 11월28일 최신 모바일용 D램인 LPDDR5를 공개했다. 중국 반도체기업이 처음으로 LPDDR5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8월에는 CXMT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고대역폭 메모리로 데이터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효과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술개발 난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HBM 양산에 극자외선(EUV) 장비와 같은 첨단 노광 기술이 필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CXMT와 같은 중국 기업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대만 연합신문망은 “CXMT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한국의 메모리 거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희망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