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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인사쇄신 피한 면세점, 김주남·김태호·유신열·이재실 내년 승부 준비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12-11 15: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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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유통업계의 인사 키워드는 ‘쇄신’이었지만 유독 무풍지대였던 곳도 있다. 바로 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4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인사에서 다들 자리를 지켰다.
 
유통업계 인사쇄신 피한 면세점, 김주남·김태호·유신열·이재실 내년 승부 준비
▲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왼쪽), 김태호 신라면세점 대표.

면세점업황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장수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면세점4사 대표들은 모두 여행 수요가 온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을 기다리며 체질 개선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11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유통사들의 올해 인사는 대체로 변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으나 면세점만 보면 대체로 안정을 추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와 김태호 신라면세점 대표,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모두 최근 마무리된 각 계열사별 인사에서 재신임됐다.

김주남 대표는 롯데면세점 수장에 선임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태호 대표는 2년, 유신열 대표와 이재실 대표는 각 3년씩 임기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들이 각 그룹사별 인사에서 동시에 모두 자리를 지킨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엔데믹과 중국 단체관광 부활 등 호재가 면세업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식한 인사로 여겨진다.

사실 실적으로만 보면 ‘필벌’에 가까운 인사가 시행될 수도 있었다. 면세업계 1, 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3분기에 각각 적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단기 실적을 평가하기보다는 기회를 더 부여해 장기적 추세를 보겠다는 뜻이다.

해외 여행이 늘어나면서 내국인의 출국뿐 아니라 외국인의 입국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동안 각 회사별로 개별관광객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집중해온 흐름을 해치는 것이 회사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면세점4사 대표들의 재신임 이유로 거론된다.

물론 면세업계가 애초 기대했던 훈풍은 아직 불지 않고 있다. 면세업계의 큰 손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 단체관광객의 입국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데다 이들이 면세점에서 쓰는 객단가도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적에서도 이런 업계의 어려움은 증명된다. 업계 선두주자인 롯데와 신라가 특히 어렵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은 3분기에 매출 7404억 원, 영업손실 98억 원을 냈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42% 줄어든 것이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호텔신라 면세유통(TR)부문(신라면세점) 역시 3분기에 영업손실 163억 원을 보며 ‘어닝 쇼크’를 냈다.

면세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만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운영사인 신세계디에프는 1~3분기에 매출 1조4324억 원, 영업이익 778억 원을 냈다. 지난해 1~3분기보다 매출은 41.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5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백화면면세점 역시 3분기에 영업이익 10억 원을 내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앞으로 각 면세점 대표들은 체질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주요 고객이었던 중국 보따리상의 빈자리를 개별관광객으로 채워야 하는데 이들이 선호할 만한 제품군으로 품목을 재구성하는 것이 4사 대표들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은 중국에서 도매상, 소매상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 이들의 구매 품목은 개별관광객의 수요와 다를 수 있다”며 “앞으로 개별관광객이 어떤 품목을 주로 찾는지 잘 살펴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면세기업이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유치에 실패하면서 생겨난 매출 공백을 온라인 면세점과 해외사업에서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베트남과 호주 등 새로 면세점을 연 곳의 매출도 괜찮은 편이라 해외사업에 주력한다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인사쇄신 피한 면세점, 김주남·김태호·유신열·이재실 내년 승부 준비
▲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왼쪽),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

롯데면세점은 특히 주류 판매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온라인 면세 주류 판매가 가능해졌는데 이에 발빠르게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내면세점에 주류 전문관을 열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은 면세업계 상황이 당분간 힘들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두고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로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내년에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내년 하반기가 돼야 본격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제는 과거와 달리 면세시장도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아니다”며 “상품기획(MD) 개편 등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7월부터 새로 운영에 들어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3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나가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10월에만 중국 단체관광객 1500여 명이 시내면세점을 방문하는 등 외국인 고객 확대에 성과가 나고 있다고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강조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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