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 전략에서 수소전지연료차를 전기차보다 개발 우위에 두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미국의 과학자단체 ‘걱정하는 과학자 모임’(UCS, Union of Concerend Scientists)의 미국 전기차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토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함께 ‘느림보’(The Laggards)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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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문식 현대차그룹 부회장. |
반면 테슬라, BMW, GM 등은 미국 전기차시장의 ‘선도자’(The Leaders)로 꼽혔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는 2010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40만 대를 넘어섰다. GM 전기차가 10만7500대, 닛산 전기차가 9만5402대, 테슬라 전기차 2만5900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전기차는 같은 기간 판매순위는 10위로 판매량은 3500여 대에 그쳤다.
이 보고서는 “현대기아차가 하위그룹에서 벗어나려면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차 출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대 전기차시장으로 급성장 중인 중국에서도 현대기아차 전기차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PHEV) 판매량은 20만7382대로 미국(11만5천여 대)과 유럽(19만3439대)을 앞섰다.
특히 중국 전기차시장은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6월보다 154% 늘어난 3만4천여 대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중국에서 쏘나타와 K5 프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현재 재편 중인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채택한 LG화학 배터리가 모범기준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만약 인증을 받지 못하게 되면 현대기아차가 생산한 전기차는 중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중국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대당 1천만~3천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진입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가 주요 전기차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전략을 재점검해야할 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전략에서 전기차보다 수소차를 우위에 두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권문식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7월24일 ‘수소차 융합 얼라이언스’ 발족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수소차 부문에서 현대차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 단계를 지난 뒤 궁극적으로는 수소차가 전기차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부회장의 전망에 대해 이의가 제기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도 7월8일 전기차 및 수소차산업 육성 관련 정부 방침 발표에 대해 “전기차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 자동차업계는 뒤처져 있으면서 수소차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수소차 지원은 특정기업에 편향된 정부시책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