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승욱 카카오 크루유니언 위원장과 노조 지도부가 4일 아침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 3층에서 팻말시위를 하고 있다. <비지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카카오 크루유니언)가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게 직원이 참여하는 경영 문화로의 복귀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승욱 카카오 크루유니언 위원장과 노조 지도부는 4일 새벽 6시부터 팻말시위을 진행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는 경영진에 비상경영회의 내용을 공유하고 쇄신프로젝트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통이 이어진다면) 단체행동을 통해서라도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방식이 카카오를 망가뜨린 만큼 이제 비밀주의를 깨고 카카오 직원과 함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서승욱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현 사태의 원인은 경영진의 비밀 경영 방식에서 나왔다"며 "카카오는 예전부터 내부직원들이 참여했던 문화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과거의 좋았던 문화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남궁훈 전 대표 사임 이후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됐다.
서 위원장은 "원래 '오렌지'라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만나 얘기하는 자리들이 정기적으로 있었는데 그게 없어진 지가 1년 가까이 됐다"며 "이제 노조라도 나서서 자체적으로 오픈톡으로 대화를 하고 주 1회 정기적으로 라이브로 임직원의 중지를 모으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 일정에 맞춰 노조의 의사를 지속 표출하기로 했다.
우선 오후 시간을 활용해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팻말시위 등을 진행하고, 불통이 지속된다면 단체행동 수위를 높여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 위원장은 "회사가 답변도 없이 지금까지 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 회사의 귀책 사유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조만간 임금단체협약 시즌이라서 시기적으로도 단체행동과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는 6차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만나 이와 같은 뜻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김범수 위원장이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정호 카카오CA협의체경영지원총괄(왼쪽)과 서승욱 카카오크루유니언위원장이 비상경영회의 직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7시부터 8시반까지 진행된 비상경영회의는 IT업계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김정호 카카오 CA협의회 경영지원총괄이 '카카오 내부 카르텔'에 대한 선전포고와 함께 이들의 비리의혹을 폭로하면서부터다.
김정호 총괄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경영진측근 임원과 다른 임직원 사이 복지격차문제,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등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카카오 공동체의 내부 문제들을 대중에 드러냈다.
내부 폭로를 엄금하는 카카오에서 이례적인 폭로가 쏟아지면서 김 총괄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지 아니면 역으로 쇄신에 속도가 붙는 계기가 될지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노조는 이 사태 직후 성명문을 내고 "더 이상 소수 경영진에 권한을 몰아주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변화는 불가능하다"며 △경영진 특혜와 비위행위에 대한 엄정한 조사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욕설논란에 대한 조사 △경영쇄신위원회에 직원대표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김정호 총괄은 4일 회의를 마친 뒤 서승욱 위원장과도 만나 이와 관련해 5분 정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