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수주하는 데 실패한 이유가 보수적인 설비 증설 계획과 불안정한 수율(완성품 비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 대만 IT매체 테크뉴스에 따르면 최근 퀄컴은 2024년에 출시하는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4세대’ 제조 전량을 TSMC 3나노 공정에 맡기기로 확정했다.
▲ 삼성전자와 TSMC가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퀄컴은 당초 스냅드래곤8 4세대 제조에 삼성전자와 TSMC 3나노 공정을 모두 활용하는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 파운드리란 협력하는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두 군데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3나노 첨단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곳은 현재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밖에 없다.
하지만 퀄컴은 2024년에는 TSMC의 3나노(N3E) 공정만 채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테크뉴스는 “삼성전자의 보수적인 2024년 3나노 생산능력 계획과 수율 불안정성을 고려해 퀄컴은 멀티 파운드리 계획을 폐기하고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로 결정했다”며 “퀄컴의 멀티 파운드리 전략은 2025년 다시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나 퀄컴을 만족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3나노 수율은 약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퀄컴 수주 문제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고 밝혔다.
TSMC는 이미 애플에 3나노 반도체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TSMC는 2024년 말까지 3나노 반도체 월생산 능력이 웨이퍼 기준 10만 장에 도달하고 매출 비중도 현재 5%에서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25년 3나노 2세대(SF3) 공정으로 퀄컴 물량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퀄컴이 원하는 3나노 수율은 7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1년 안에 수율을 2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1세대(SF3E)를 양산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2세대 공정(SF3) 양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AP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