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브스가 현대차의 온라인 판매 실험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모터쇼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오른쪽)와 마티 말릭 아마존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손잡고 미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차량을 유통하는 시험에 나섰다.
현대차가 가진 강점이 온라인 판매 방식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실용성이 높은 차량인데다 무상보증 기간이 길어 온라인으로 차량을 선택하기 적합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테슬라를 벤치마킹해 판매대리인(딜러) 중심의 미 자동차시장 구조를 극복해야 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26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현대차의 높은 실용성이 아마존의 온라인 판매 방식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용성은 차량 선택사항(옵션)의 가짓수를 통해 엿볼 수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는 “고급 브랜드인 BMW나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을 구매할 때 사소한 기능까지도 선택할 수 있게 해뒀지만 선택지가 너무 다양해 온라인 판매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는 고객이 필요한 것을 가능한 한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실용성이 중요하며 현대차는 이를 갖추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무상보증 기간이 길다는 점도 온라인 판매에 긍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혔다.
매장에서 직접 구매한 차량보다 수리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소비자 불안을 낮춰준다는 의미로 보인다.
포브스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10년·10만마일(약 16만934킬로미터(㎞)) 보증을 한다는 점도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라며 “현대차와 아마존의 협력은 두 기업 모두에 안성맞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현대차는 현지시각으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LA오토쇼’에서 아마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2024년부터 아마존에서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내용이 발표의 뼈대였다. 아마존을 통해 차량을 판매하는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포브스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 딜러 중심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으로는 테슬라가 있다. 사진은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모델Y 차량을 구매할 시 나오는 페이지. 차량 성능과 가격 그리고 IRA를 통한 세액공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 |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방식이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자리잡았다는 점도 현대차의 온라인 판매가 성공할 가능성을 높인다.
시장조사기관 온라인대셔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원하는 장소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이 2022년에 전년도보다 66%나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해 차량 유통 비용을 낮추고 판매고를 늘린 대표적인 기업으로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이미 2019년부터 전기차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면서도 미국 전기차 시장의 50%가 넘는 점유율을 가져갔다. 다른 전기차 기업들인 리비안과 루시드도 테슬라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인 판매대리인(딜러)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음에도 성공을 거둔 셈이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26일자 보도에서 미국의 오랜 자동차 소매 판매 방식인 딜러 중심 모델은 현대차와 아마존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현대차가 온라인 판매라는 실험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딜러 체제에서 벗어나 유통 비용을 줄인 테슬라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현대차가 기존의 딜러 방식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고 기존 딜러들과 온라인 판매에서 협업한다는 부분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 구매를 한 소비자가 차량을 수령할 대리점을 신설할 필요 없이 기존에 현대차와 협력하던 딜러들의 판매점을 활용하겠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포브스는 “현대차와 아마존의 파트너십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기존 현대차의 딜러들이 자동차 구매 과정에 핵심 부분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