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3월7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의 새 기조를 다문화청소년과 노인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삼성문화재단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안내견학교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CSR 신사업은 제일기획과 에스원을 중심으로 정부 관계부처, 비정부기구(NGO), 사업 분야별 외부전문가까지 참여해 통합적으로 전개하게 된다.
삼성은 22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주택문화관 래미안갤러리에서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을 열고 사회 약자를 위해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제일기획은 지난 50년 동안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펼쳐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를 추진해 다문화청소년들의 자존감과 사회성 향상을 돕는다.
에스원은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를 열고 디지털 환경을 낯설어하는 노인들에게 개인 수준별 맞춤 교육을 제공해 노인들이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를 일상에서 제대로 활용하고 나아가 민간·공공 일자리 취업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런 삼성의 새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기조는
이재용 회장의 ‘동행 철학’이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2019년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기업이 사회와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청소년과 노년층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삼성은 국가 보호체계 종료 위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삼성 희망디딤돌’과 교육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의 미래 준비를 지원하는 ‘삼성드림클래스’ 등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과 노인 복지시설인 삼성 노블카운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로봇은 어르신들의 움직임과 운동을 도와주는 ‘노인 돌봄’ 특화 로봇이다.
삼성은 그동안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왔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삼성그룹이 어느정도 커진 뒤 사회에 직접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1965년 생일을 맞아 삼성문화재단을 설립을 결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문화재단은 60년 가까이 한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원이 부족한 분야를 찾아서 지원해오고 있다.
여기에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에 세운 안내견학교는 해마다 12~15마리의 안내견을 무상으로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해 시각장애인들의 눈에 되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280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됐다.
▲ 삼성은 22일 래미안갤러리에서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출범식을 개최하고 정부 관계부처, NGO 등이 참여하는 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김종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김현준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이기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남궁범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 <삼성> |
이재용 회장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삼성의 사회적책임 범위를 노인과 다문화청소년으로 더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소외되는 계층은 점점 늘어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청소년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12만2천 명이었던 국내 다문화청소년 수는 2022년 기준 16만8천 명에 이른다.
통계에서 확인되듯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늘어나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차별과 언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우울감을 경험한 다문화청소년들도 늘어나 그 비중이 19.1%(2021년 기준)에 달하는 등 정체성 및 가치관의 혼란으로 학교생활 부적응,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문화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2025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디지털 역량 수준은 저소득층,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도 노인과 다문화청소년을 위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으나 부족한 예산, 사회적 합의의 어려움 등으로 한계가 있어 기술력과 노하우, 자금을 갖춘 기업의 지원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종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은 “다문화 사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시대적 변화와 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CSR 범위를 확대하고자 한다”며 “다문화 학생과 노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외되지 않고 대한민국 일원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