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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분리 매각 목소리 커져, 아시아나 의존도 높아 '독립 비행' 가능할까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11-21 16: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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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에어부산을 분리매각 하라는 요구가 거세지만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부담이 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기간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대규모 재무적 지원을 받았고, 현재도 항공기리스, 정비, 지상조업, 공동운항 등에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의 이점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리가 된다면 현재처럼 높은 영업이익률 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에어부산 분리 매각 목소리 커져, 아시아나 의존도 높아 '독립 비행' 가능할까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해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다만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의존도가 높아 분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21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성사여부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부산 지역사회에서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3분기 공시 자료 등을 종합하면 에어부산의 아시아나항공 의존도가 높다.

실제 에어부산은 3분기 말 기준 여객기 21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4대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리스한 것이다. 해당 기체들은 아시아나항공이 대량으로 리스해 에어부산에 좋은 조건으로 재임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어부산의 항공기 관련 리스의 연 이자율을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의 리스가 연 4.71%인 반면 타 항공기 리스사로부터의 연 이자율은 최소 4.71%에서 최대 7.85%로 높다.

기체 리스계약 이외에도 공동운항(코드셰어), 항공기 정비, 지상조업 등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있는 동안 여러모로 직간접적인 이점을 누렸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있으면서 누렸던 혜택들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일이 아닌 것이다.

매각이 이뤄진다면 그동안 멈췄던 투자를 다시 재개해야하는데 이에 따른 재원 마련도 에어부산 스스로 해결해야한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게는 든든한 재무 지원자였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난의 시기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의 차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버텨낼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이 실시한 유상증자 3차례에 모두 참여해 1845억 원을 투입했고 에어부산이 발행한 전환사채 총 1100억 원을 인수해줬다.

물론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에어부산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에어부산은 김해공항발 국제선 노선의 40%(운항편수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 운임방어에도 유리하다는 논리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김해공항은 인천공항과 비교해 운항편수는 적지만 경쟁사가 적어 여객운임 하락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며 “김해공항에서의 점유율 유지는 에어부산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봤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 6418억 원, 영업이익 1250억 원, 순이익 465억 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9.5%로 국내 상장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다.

일부에서는 에어부산의 높은 영업이익률의 주요 요인으로 인력 이탈에 따른 평균급여의 하락을 지적하고 있다.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력 확충에 나선다면 현재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할 경우 산하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곳은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산 지역사회는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산을 거점으로 둔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소멸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에어부산 분리 매각 목소리 커져, 아시아나 의존도 높아 '독립 비행' 가능할까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상공 인수합병이 성사된다면 산하 저비용항공사 3곳은 통합될 예정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에어부산 지분을 보유한 부산 소재 기업 7곳과 함께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다루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13일 구성했다. 부산시와 이들 기업들의 보유지분은 13.2%이다.

이들은 14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에게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시 인수의사를 전달했고, 강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두고 보자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의사를 밝힌 부산 지역기업들은 에어부산의 현재 2대주주인 건설기업 ‘동일’을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보유지분 41.89%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경영권프리미엄을 고려한 예상 인수대금 2천억 원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시민공모주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매각과 관련해 피인수기업으로서 따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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