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T 자회사가 현대자동차 관계사 지분을 고가로 매입했다는 이른바 '보은 투자'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를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서 대표와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 관계자의 주거지 등 모두 4곳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가 6월28일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
앞서 검찰은 17일 KT와 그 자회사 KT클라우드 등 직원 2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KT클라우드는
구현모 전 KT 대표의 형이 설립한 회사(에어플러그)의 지분을 현대차가 매입해준 데 대한 보은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인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회사 스파크의 지분을 고가에 매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스파크가 모든 거래 물량을 현대오토에버에 의존하고 있어 KT클라우드가 스파크 지분을 인수하는 데 현대오토에버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9월 KT클라우드가 스파크의 지분 100%를 206억8천만 원에 매입한 것과 관련해 당시 매입액이 실제 가치보다 높았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에어플러그 지분을 대량 매입했는데 KT클라우드의 이번 지분 인수 결정이 그에 대한 대가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의사 결정에 참여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사장은 이미 배임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KT 출신인
서정식 대표는 2018년 현대차 차량지능화사업부 상무로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같은해 7월 현대차그룹 ICT본무장 전무를 거쳐 2021년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서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클라우드 플랫폼, 빅데이터, 카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신기술의 발굴 및 개발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전환하고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서 대표는 그 과정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SDV의 핵심 기능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oD) 서비스 등에는 베이직 소프트웨어(BSW)가 필수적인데 현대차그룹에선 현대오토에버의 차량SW 플랫폼 '모빌진'이 해당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SDV 사업에서 2026년까지 모빌진을 40~50여 차종의 통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제어기에 탑재하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는 SDV 시대를 앞당기고 더 높은 품질의 차량SW 개발을 위해 현대차·기아 포함 19개사가 모여 지난 4월 발족한 '현대차그룹 모델 기반 개발(MBD) 컨소시엄'에서 참여기업들 사이 기술교류를 이끌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