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 실적은 건설부문, 글로벌부문 질산 증설 등으로 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다.
한화는 전날(14일)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1조9393억 원, 영업이익 3823억 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59% 줄어든 것이다.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8502억 원, 영업이익 684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2022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20.7% 늘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부문 원료가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 및 견조한 국내외 화학 수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건설부문 대형사업 준공에 따른 공정률 상승에 매출 성장도 견조했다”며 “4분기 이후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별도 기준 자체사업이 글로벌부문(산업용 화학, 화학사업 및 산업재), 한화 건설부문, 모멘텀부문(산업용 기계) 3갈래로 구성된다. 연결 자회사로는 금융부문(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제조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서비스부문(한화 갤러리아, 한화호텔&리조트)을 두고 있다.
한화 자체사업에서 한화 건설부문의 매출비중이 가장 높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354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6% 늘어난 실적을 기록하면서 별도기준 한화 매출의 73.2%를 차지했다.
다만 한화 건설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한화와 합병 이후 별도기준 매출은 공개하지만 영업이익은 따로 나오지 않고 있다.
3분기 한화 분기보고서를 보면 건설업 매출은 1조4093억 원, 영업이익 136억 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한화 건설부문뿐 아니라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경인용인테크노벨리, 한화도시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매출 비중을 고려하면 한화 건설업 영업이익에서도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 건설부문이 마지막으로 공시한 2022년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362억 원, 영업이익 892억 원과 비교하면 이번 3분기 실적이 아쉬운 수치일 수밖에 없다.
한화 건설부문은 매출이 늘었지만 건설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승모 사장은 본격화하는 복합개발사업과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을 바탕으로 2024년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1일 한화건설이 한화에 합병되면서 한화 건설부문으로 재탄생했다. 김 사장은 합병 직전인 9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 한화 건설부문은 그린 디벨로퍼로 변화를 추진하는데 적임자로 발탁됐다는 시선이 많다.
김 사장은 한화 방산과 제조부문을 두루 경험했고 한화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전략가로 평가 받는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맡아 성과를 내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김 사장은 그동안 차질이 빚어졌던 사업들을 순차적으로 궤도에 올리고 친환경사업과 개발사업들을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전날 서울아레나에 5280억 원의 책임준공 의무를 진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이 사업은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인근에 있는 연면적 11만9096㎡ 용지에 음악 전문 공연장(1만8269석)과 중형 공연장(2010석), 대중음악 지원 시설 등을 짓는 것이다.
카카오가 2022년 4월 사업시행자로 선정됐지만 인허가·공사비 문제 등으로 착공시기가 미뤄졌다. 시공사인 한화 건설부문이 대출기관에게 책임준공 의무를 제공했다는 것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도급계약을 맺었다는 뜻으로 사업이 본격화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J라이브시티사업도 재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CJ그룹은 한국의 대표 문화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로 2만 석의 실내 좌석과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경기 고양시에 지으려 한다.
다만 CJ라이브시티 요청으로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일시 중지됐다. CJ 측은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민관합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 대책회의에서 이 사업을 직접 거론하며 조속히 사업이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조정안을 11월안에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 2024년부터 본격화 되는 만큼 실적 개선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4년 서울 북부역세권(도급금액 1조 원), 대전 역세권(4천억 원)을, 2025년 수서역 환승센터(1조1천억 원), 잠실 마이스(8천억 원)을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한화가 추진하고 있는 전남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지 위치도. <한화>
김 사장은 디벨로퍼로서 건설·운영까지 맡아 시공이익뿐 아니라 운영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는 전남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도 2024년 구체화한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400MW급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2년 기준 국내 해상풍력 발전설비 누적 설비용량 124MW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총 사업비는 2조6천억 원가량이다.
건설기간은 3년이고 운영기간은 20년으로 2027년 3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화가 지분 37%, 남동발전 37%, SK디앤디 26.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환경영향평가를 매듭지었고 10월 실시설계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2024년 3월 주요 인허가(공유수면허가 개발행위허가)를 마치고 2024년 9월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조달을 한 뒤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대형 사업 준공에 따른 공정율 증가로 견조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고 GTX-C 등 수주도 지속적으로 이줘지고 있어 4분기에도 안정적 실적이 예상된다"며 "2024년 복합개발사업,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