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셋째 아들의 승진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이 형들보다 빠른 초고속 승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본부장이 상무에서 부사장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년 반이다.
맏형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둘째 형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5년 넘게 걸린 기간을 절반으로 압축한 셈이다.
경영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는 만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일로 여겨지는데 김 본부장의 이런 빠른 승진은 한화그룹 유통 계열사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부사장 승진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화그룹 유통 계열사의 승계 속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부사장.
김 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시기는 10월6일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신규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할 때 함께 승진 인사가 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올해부터 새로 임원을 단 사람만 명단을 발표하고 기존 임원의 승진 인사는 별도로 알리지 말라는 방침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의 부사장 승진 소식이 알려진 것은 승진이 발표된 뒤 약 한 달 뒤인 8일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본부장이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 24만 주를 사들였다는 공시를 냈는데 이 공시에 김 본부장의 직위명이 ‘부사장’으로 명시됐다.
김 본부장의 승진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다. 특히 경영 수업을 오래 받았던 형들과 비교하면 그 속도는 말 그대로 ‘초고속’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한화갤러리아 전무로 승진했다. 약 1년 만에 부사장을 단 것인데 이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약 4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과 대비되는 속도다.
둘째 형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는 승진 속도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김동원 사장은 2021년 7월 한화생명 부사장이 됐는데 이는 2020년 11월 전무에 오른 지 8달 만이었다. 하지만 이는 한화생명의 임원직제 조정에 따른 것이라 승진이라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상무부터 부사장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만 놓고 보면
김동선 본부장의 승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2014년 12월 상무로 승진한 뒤 5년여 만인 2020년 1월에야 부사장에 올랐다.
김동원 사장도 2016년 4월 상무가 된 뒤 2021년 7월 부사장 직함을 달기까지 5년 3개월을 보냈다.
김동선 본부장이 상무에서 부사장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약 2년 반인데 이는 형들이 보낸 시간의 절반에 불과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셋째 아들을 특별히 배려하고 있다는 시각이 떠오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사실 한화그룹에서 경영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2014년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해 신성장전략팀장 차장으로 활동했지만 2017년 초 한화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뒤 거의 4년을 그룹 밖에서 맴돌았다.
▲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현장 서비스 업무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그가 한화그룹 경영에 복귀한 것은 2020년 말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하면서부터다. 김 회장 입장에서는 다른 아들들보다 경영 수업에서 뒤늦었으니 빠른 승진으로 격차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동선 본부장이 부사장에 올랐다는 것은 앞으로 한화그룹의 유통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김동관 부회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에 오르기까지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동원 사장도 부사장 이후 1년 7개월 만에 사장을 달았다.
형들이 부사장에서 사장 승진까지 평균 1년 만에 끝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동선 본부장의 사장 승진도 1~2년 안에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동선 본부장은 현재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뿐 아니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총괄 임원 등을 겸임하고 있다.
한화그룹 경영에 복귀한 뒤 불과 2년 만에 보폭을 확대하며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도입과 신사업 발굴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방산·화학·에너지 등 주력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업을,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호텔업을 맡아 경영승계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