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애플이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AI기능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될 갤럭시S24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해 프리미엄폰 이미지를 높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불어옴에 따라 AI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다. 이를 앞세워 노 사장은 내년에는 애플의 아성을 뚫기 위해 프리미엄폰 비중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내년에 나올 스마트폰에 AI기능을 탑재하며 두 회사가 인공지능 기술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IT전문매체 wccftech와 IT팁스터 레베그너스 등은 애플이 내년 내놓을 아이폰16이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기에서 빠르게 AI 연산을 진행하는 '온디바이스AI'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레베그너스는 “애플은 내년 출시될 아이폰16과 아이폰16프로 모델에만 온디바이스AI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은 나머지 iOS18과 호환되는 아이폰의 기존 모델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AI기능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애플이 내년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 출시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 사장은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의 온디바이스 AI기능 최적화에 막판까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사장은 이전 갤럭시S 시리즈 출시 때 관행과는 달리 온디바이스AI 기술을 갤럭시S24를 내놓기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프리미엄폰 이미지를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선보일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주된 내용으로는 실시간 통역 통화를 비롯해 가전제품 제어, 문서 요약, 이미지 수정 등이 있다.
질문 범위를 한정하지 않은 서버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과 달리 통화 통역과 기기제어 등의 기능은 스마트폰 모바일칩의 진보에 따라 개별 단말기에서도 처리가 가능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워 초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특히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24에는 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을 전작보다 압도적으로 향상시킨 엑시노스24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노 사장의 온디바이스AI 탑재 전략이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에 탑재하는 통역기술과 기기제어를 오랫동안 연구해 준비를 철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9년 11월에 진행된 ‘삼성 AI포럼 2019’에서부터 서버를 거치지 않고 인공지능 기능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통역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초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불어올 무렵에도 노 사장은 발빠르게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노 사장은 올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모바일 장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 전반에 걸쳐 선두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과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애플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준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 분석가 마크 거먼은 애플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수년간 인공지능 기술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지만 사실 갑작스러운 인공지능 열기에 허를 찔려 지난해 말부터 허둥지둥 달려왔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먼은 “애플이 일반에 공개한 거대 언어모델 기반 ‘애플GPT’조차 처음 보고된 올해 7월 이후 어디까지 진행됐는 지가 확실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노태문 사장은 이와 같은 애플의 빈틈을 파고 들어 온디바이스AI를 활용한 갤럭시S24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크게 밀리는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 초프리미엄(가격 1천 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애플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의 초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90%대 중반인 반면 삼성전자는 한 자릿 수대에 불과하다.
IT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에 모든 역량을 쏟는 것은 애플이 AI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기 전 일부 아이폰 사용자를 갤럭시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며 “내년 하반기 애플 AI가 등장할 때까지 시간은 삼성전자가 붙잡아야 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