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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포드, 어떻게 재기했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7-27 09: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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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닝 서프라이즈' 포드, 어떻게 재기했나  
▲ 앨런 멀럴리 전 포드 최고경영자(CEO)

포드가 2분기에도 북미와 해외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000년대 중반 파산 위협에 시달리던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드 부활의 주역으로 앨런 멀릴리 전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그는 포드가 적자에 시달리던 2006년 CEO로 발탁된 뒤 과감한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포드 회장인 빌 포드는 “멀럴리는 CEO 명예의 전당에 오를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 포드에게 돈다발 안겨준 북미시장

포드는 24일 2분기 사상 최대규모인 2조665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어든 39조67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난 1조3483억 원이었다. 경쟁자인 GM이 2분기 순이익 2058억 원을 거둬 전년동기보다 80% 이상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포드는 실적의 상당 부분을 북미시장에서 얻었다. 포드가 2분기 북미시장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2조5112억 원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94%를 북미에서 얻은 셈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경쟁기업 GM이 점화장치 부품 리콜사태로 주춤한 틈을 타 포드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미르코 미켈릭 클리어아크캐피탈 차석매니저는 “GM은 리콜사태로 역풍을 맞았다”며 “GM이 시장전망보다 낮은 실적을 거두는 동안 포드는 GM보다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포드는 북미를 벗어난 해외시장에서도 이전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포드의 2분기 유럽시장 순이익은 145억 원이다. 지난해까지 계속 손실을 냈던 데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했다.

로버트 쉔크 포드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는 “유럽시장에서 순이익을 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며 “손실만 보던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중국에서도 54만9256대를 팔아 지난해 2분기보다 35%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포드는 아시아 및 태평양지역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1636억 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데이비드 위스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올해 포드는 전환기에 있다”며 “포드가 중국시장에서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포드를 부활시킨 앨런 멀럴리

앨런 멀럴리 전 포드 CEO는 포드 부활의 주역으로 평가된다. 그는 2006년 영입된 이후 적자에 시달리던 포드를 흑자기업으로 만들었다.

멀럴리 전 CEO는 이달 1일 퇴임하면서 측근이었던 마크 필즈 포드 CEO에게 자리를 넘겼다. 퇴임 당시 그는 포드의 ‘구원투수’로서 임무를 잘 끝낸 뒤 명예롭게 물러났다는 평가를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적자 자회사를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어 포드가 지금의 실적을 내는 배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멀럴리 전 CEO는 미국 항공기회사 보잉의 부사장 출신으로 2006년 9월 포드 CEO에 전격 발탁됐다. 당시 포드는 13조429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 하루 적자만 해도 852억 원이나 됐다. 그해 포드의 신용등급은 정크본드 수준인 ‘Ba1’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멀럴리 전 CEO가 온 지 7년만인 지난해 포드는 순이익 8조8322억 원을 냈다. 19분기 연속흑자를 이어가면서 얻은 성적이었다. 해외 판매량이 급상승하면서 뉴욕공장에 약 1541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용등급도 투자적격등급인 ‘Baa3’으로 올라섰다.

멀럴리 전 CEO는 포드에 오자마자 6개월마다 바뀌던 사업계획을 재정비했다. 생산라인 단순화와 여유자금 확보를 장단기 목표로 제시하고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수익성 부족한 브랜드를 모두 정리하고 판매량이 높은 ‘볼보’와 ‘머큐리’ 위주로 생산체계를 바꿨다. 취임 2년 만에 9만5천여 명이던 종업원이 약 6만4천 명까지 줄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포드는 멀럴리 전 CEO의 정책에 힘입어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다. 당시 경쟁자인 GM과 크라이슬러는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 위기 대응력을 높이다

미국 자동차 칼럼리스트인 브라이스 호프만은 2012년 '포드가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까'라는 책을 내면서 멀럴리 전 CEO의 경영능력을 극찬했다.

호프만은 “멀럴리는 2008년 금융위기 위험을 감지하고 회사에게 가장 최선이 될 방법을 찾았다”며 “그의 위기 대응력은 포드가 경이적인 부활을 할 수 있었던 열쇠”라고 평가했다.

멀럴리 전 CEO는 포드의 내부관리 방식도 뜯어고쳤다. 그는 매주 목요일 직접 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각 부서 책임자들에게 담당분야의 잠재적 문제점을 직접 알리도록 했다.

주요 사안에 대해 문제가 크면 ‘빨강’을 쓰고 정상 상태이면 ‘녹색’으로 표시하는 방식이었다. 취임 직후 모든 보고서에 녹색표시만 있자 직접 “올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 같은데 아무 문제가 없느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멀럴리 전 CEO는 당시 북미사업부 책임자였던 필즈 현 CEO가 처음으로 빨강으로 표시한 보고서를 내자 ‘대단한 혜안’이라고 칭찬했다. 이후 필즈 현 CEO는 북미지역 공장 16개를 폐쇄하고 직원 3만9천여 명을 감원하면서 멀럴리 전 CEO의 공격적 구조조정 정책을 가장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조 노세라는 지난달 28일 칼럼에서 “멀럴리 전 CEO는 외부인사로 보잉에서 성공한 전략을 포드에 이식했다”고 평가했다. 조 노세라는 점화장치 불량 리콜사태로 위기에 빠진 메리 바라 GM CEO에게 “멀럴리 전 CEO를 교훈으로 삼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멀럴리 전 CEO는 퇴임 후 단 2주 만에 구글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은 이달 15일 그가 구글 이사회에 합류해 감사위원회에서 일한다고 발표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직접 성명을 내 “멀럴리 전 CEO는 사업과 기술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구글이 진행중인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의 핵심인사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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