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오른쪽)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왼쪽)의 인도 생산비중 높이기 전략에 맞서 현지 최적화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비중을 높이는데 속도를 더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시장을 공략해왔는데 애플도 현지화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1위 수성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비율을 기존보다 크게 높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은 2024년까지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비율을 기존 12%에서 25%로 늘리고 인도의 타타그룹을 아이폰 조립업체로 만들어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궈 연구원은 “이런 조치는 인도에서 아이폰과 기타 제품의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10년 동안 애플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도 최근 인도 타타그룹이 위스트론의 아이폰 생산라인을 인수함에 따라 인도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애플이 인도공략에 고삐를 죄는 것에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갤럭시S23과 갤럭시Z플립4와Z폴드4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고 현지 통신사와 협력을 통해 판매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1위 통신사 릴라이언스지오에 5G 무선접속망 장비공급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8월에는 인도 2위 통신사 바르티에어텔과 5G장비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다.
노 사장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과 준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1FE에 더해 갤럭시S23FE를 내놓아 인도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높일 채비도 하고 있다.
노 사장은 올해 2월 '삼성 갤럭시 언팩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에 강한 인도 시장의 특성에 맞는 모델 운영과 현지 소비자 수요에 맞춘 최적화로 성과를 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인도시장 현지화에 집중하는 것은 경쟁사 애플을 의식한 것 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와 관련 깊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인도시장에서 출하량 70만 대를 나타내며 2022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출하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앞으로 인도시장에서 출하되는 스마트폰의 볼륨(외형)이 더욱 확대될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군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가 맞붙을 새로운 격전지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21년 출하량 기준으로 1억6070만 대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나타냈다. 인도시장 규모는 2027년 출하량 2억5328만 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앞다퉈 인도시장 현지화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와 같은 인도시장의 성장성 뿐 아니라 현지화 전략이 비용효율화에도 기여해 전체 수익성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2022년 말 집계한 인구가 14억 명을 넘어서며 중국을 처음으로 근소하게 앞질렀고 올해는 차이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연령 28.4세로 38.4세인 중국보다 젊으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6.5%로 중국(3%)을 크게 앞섰다.
생산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이 많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소비할 경제력을 갖춘 소비자 층이 두터워 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인도정부가 과거 규제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산업 부흥을 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전자기기, 반도체, 자동차 등 15개 핵심육성 부문에서 현지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 등 투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시선을 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