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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금융포럼 에필로그] K-금융 아세안 성과,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10-26 15: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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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금융포럼 에필로그] K-금융 아세안 성과,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 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다시 뛰는 K-금융: 아세안시장 안착을 위한 생산적 현지화 전략'을 주제로 '2023 BP금융포럼'이 열렸다. 사진은 (앞줄 오른쪽부터) 세션발표를 맡은 고영경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디안 에디아나 레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은행감독담당청장, 헝 보마카라 캄보디아중앙은행 은행감독국 제1부국장, 축사를 해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디안 청장과 함께 온 아눙 헤를리안토 EC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시중은행감독부문 부청장 등이 강석운 비즈니스포스트 대표의 개회사를 듣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생명이 베트남에서 수익 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하다.”

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비즈니스포스트 주최로 열린 ‘2023 BP금융포럼, 다시 뛰는 K-금융: 아세안시장 안착을 위한 생산적 현지화 전략’에서 토론 좌장을 맡은 이충열 고려대학교 경제통계학부 교수는 토론에 참여한 이규선 한화생명 글로벌전략실 부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규선 부장은 ‘한화생명의 해외진출 현황과 현지화 전략’를 주제로 한 토론발표에서 한화생명이 2008년 베트남법인 인가를 받은 뒤 2016년 BEP(손익분기점)를 넘기고 올해 2분기 누적 결손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충열 교수는 이처럼 긴 기간 한화생명이 어떻게 손해를 감수하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 물은 것이다.

이는 한국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얼마나 단기 성과 관점에서 해외사업에 접근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포럼 참가자들은 K-금융의 성과를 위해선 장기적 안목에서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세안시장에서는 개별회사의 역량만큼이나 금융당국과 관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관계 설정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날 포럼만 봐도 세션발표를 맡은 디안 에디아나 레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은행감독담당청장을 만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과 박종진 인도네시아하나은행장이 직접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디안 청장은 인도네시아 은행산업 감독을 총괄하는 고위공직자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에서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도 모두 이날 포럼에 참석해 디안 청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디안 청장은 아눙 헤를리안토 EC 시중은행감독부문 부청장, 스리 꾸르니아띠 시중은행감독1실장 등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인사 7명과 함께 한국을 찾았는데 이들 역시 국내 금융기관 해외사업 담당자들과 부지런히 인사를 나눴다.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집행부행장보 역시 오후 행사장을 찾아 디안 청장 등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관계자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K-금융의 더욱 적극적 진출을 원하고 있다.
 
[BP금융포럼 에필로그] K-금융 아세안 성과,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 디안 청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인도네시아 진출 K-은행의 성과와 성장기회'를 주제로 세션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디안 청장은 포럼 첫 번째 세션발표자로 나서 “이렇게 한국에서 직접 인도네시아 은행산업의 현황과 K-은행의 성장기회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인도네시아에서 K-은행의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발표를 맡은 헝 보마카라 캄보디아중앙은행(NBC) 은행감독국 제1부국장 역시 “캄보디아는 디지털결제 영역에서 글로벌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한국도 네트워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K-은행의 기술력이 캄보디아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인사들은 예외 없이 K-팝, K-영화, K-드라마, K-푸드 등 K-문화에 큰 관심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시장은 기본적으로 화교와 일본 자본이 일찌감치 진출해 단단히 뿌리 내린 곳이다.

이런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요인은 큰 힘이 될 수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K-금융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늘려나갈 적기일 수 있는 셈이다.

디안 청장 역시 이날 포럼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디안 청장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매년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규선 한화생명 부장도 이충열 교수의 질문에 이와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이규선 부장은 이충열 교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시장이 언젠간 된다는 믿음을 갖고 회사가 기다려줬기에 가능했다. 결국 사람의 산업이다. 해외사업은 기다림 속에 믿음이 있어야지만 성공할 수 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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