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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카카오 위기 본질은 뭔가, 김범수 '카카오스러움' 제1원칙 잊었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10-2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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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최근 유난히 자주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카카오 위기론’이다.

수치로 살펴보면 ‘위기’라는 표현을 사용할만큼 카카오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는 볼 수 없다.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대부분 투자 때문이고, 매출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카카오 모든 사업의 기반이 되는 카카오톡 점유율 역시 여전히 철옹성같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카카오를 향해 ‘위기’라고 계속해서 말하고 있는 것일까? 기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대변하는 주가는 왜 1년도 아니고 3년 내 최저가를 연일 새로 쓰고 있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 한 번 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카카오스러움’이다.

카카오스러움은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카카오를 카카오답게 만드는 카카오의 특징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카카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카카오스러움의 첫 번째 원칙은 바로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이다. 과연 카카오는 여전히 이 ‘카카오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꼭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정말 기발하고 창의적인 신사업을 생각해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비전, 우리는 미래에 어떤 기업이 될 것인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 비전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이 바로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의 의미다.

예전에 카카오 주가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최근 카카오와는 조금씩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네이버 주가 역시 절대로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연일 3년 내 최저가를 새로 쓰고 있는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아주 조금이지만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항상 함께 움직이던 카카오 주가와 네이버 주가는 어째서 ‘디커플링’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네이버는 자신들의 미래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술플랫폼 기업’으로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커머스, 광고, 콘텐츠 등이 현재 주력 사업이지만 이는 소위 ‘캐시카우’로서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그 캐시카우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의 25%를 연구개발비로 쏟아부어가며 기술플랫폼이라는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물론 네이버가 그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사람들이 많고, 현재 네이버 주가는 그 사람들의 불만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네이버는 그 목표를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게, 투자자들이 알아보기 쉽게 하이퍼클로바X 등을 통해 명확한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카카오를 보면 사뭇 느낌이 달라진다. 시장이 카카오의 ‘NEXT’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묻고 있지만, 카카오는 명확한 비전을 시장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카카오 위기론의 본질은 뭐 영업이익이 얼마가 떨어졌느니 하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가 시장에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메신저 시장을 90% 넘게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쉽고 편한길을 가려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기 때문에 시장이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 카카오 위기론의 본질이다. 매우 ‘카카오스럽지’ 못한 일이다.

물론 기업이 쉽고 편한길을 선택하는 것은 절대 나쁜 일이 아니다. 기업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고, 쉽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의 존재 이유와 들어맞는 일이다. 

애초에 플랫폼 사업모델의 특징 자체가 초반에 손해를 보더라도 공격적 투자를 통해 일단 점유율을 높여놓고, 그렇게 높여놓은 점유율을 활용해 양면 시장에서 쉽고 편하게 수익을 내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카카오는 그 ‘쉽고 편한 길’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계획대로라면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사업들이었지만 ‘사회적 반감’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방식은 카카오가 확장하려는 사업 영역에 있던 기존 사업자들의 생존권 문제, 즉 골목상권 침해 문제가 겹치면서 전 사회적 반발에 부딪혔다. 택시가 그랬고, 꽃배달이나 미용실 등의 서비스는 아예 중단을 결정했다. 심지어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등을 통해 양면시장의 다른 한쪽인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로서는 이렇다 할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그렇다고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에서 마냥 성공가도를 달리기만 하는 것도 아닌 상당히 애매한 상황에 놓이고 만 셈이다. ‘카카오스러움’을 외면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여러 기회를 통해 카카오스러움을 계속 강조해왔다. 카카오 출범 1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이 카카오스러움을 기반으로 카카오의 시즌2를 준비하자는 이야기도 했다.

과연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카카오의 시즌2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시즌2에서는 정말 우리가 다시 카카오스러움을 맛볼 수 있게 될까?

이제 과연 그 시즌2가, 카카오의 비전이, 카카오의 다음(NEXT)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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