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합병 이후 1년 동안도 마찬가지였지만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성장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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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부문이 통합된 대형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지배구조 개편설이 나올 때마다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아왔다.
6월에는 삼성SDS의 물류사업을 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또 삼성전자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 투자부문이 삼성전자 사업부문을 포함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를 지배하는 체제를 갖춘 뒤 삼성물산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돼 투자부문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며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합병할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전량을 사들이면서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금융중간지주회사로 두고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유력하게 등장했다.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핵심이 될 것이란 데는 증권가에서 이견이 없는 셈이지만 합병 이후 1년 동안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 주가는 최근 14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8월31일 종가 17만8천 원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6월2일 11만2천 원의 최저점을 찍은 뒤 상승한 수준이 이 정도다.
삼성물산은 합병 후폭풍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됐다.
삼성물산은 5월 말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낸 매수청구가격 소송에서 패소했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의 과정이 적법하더라도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법원이 본 것이다.
앞으로도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을 놓고 이런 논란이 되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최근 승계와 맞물린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과 관련한 리포트에서 삼성물산의 합병 관련 소송 패소사례를 통해 “삼성그룹이 오너일가 지분가치 극대화의 논리보다 주주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노이즈 없는 안정적 개편에 더욱 무게를 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