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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귀화 1호 순천 인씨 인요한, 위기의 국민의힘 구할 '집도의' 맡다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10-23 13: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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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국민의힘 개혁을 이끌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인 혁신위원장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혼란에 싸인 국민의힘을 쇄신하고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됐다.
 
특별귀화 1호 순천 인씨 인요한, 위기의 국민의힘 구할 '집도의' 맡다
▲ 인요한 신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10월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로비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바깥 인사인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총선을 2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지지율 반등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혁신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논의했다.

그는 중앙당사 로비에서 취재진을 만나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교수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인 교수는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통합에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가진 분”이라며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지닌 만큼 국민의힘을 더욱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 교수를 필두로 하는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혁신위는 위원회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김기현 대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한 ‘인재영입 1호’로 인요한 위원장을 고려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이 일하고 있는 연세대가 위치한데다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 출마설이 돌았다.

인요한 교수의 혁신위원장 임명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 보궐선거 패배의 후폭풍을 잠재우는 동시에 호남 등 국민의힘의 취약 지지층을 끌어들일 기반을 마련하길 기대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 혁신위원장 조부의 3·1운동 독립 활동, 아버지의 6·25 전쟁 참전, 인 교수의 5·18 민주화운동 통역 활동 등을 언급하며 인 교수가 국민의힘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 교수와 가족은 대한민국을 온몸으로 사랑하는 분”이라며 “지역과 계층, 문화 등 우리 당이 미처 챙기지 못하거나 소구하지 못한 부분도 우리 당으로 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원장으로서 전권을 부여받은 인요한 교수 앞에는 국민 눈높이에 적합한 혁신 방안 마련이라는 과제가 놓여있다. 정치권에 몸담은 적이 없는 만큼 국민들이 만족할 쇄신작업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정치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국민의힘을 볼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이다’라는 그런 식견을 갖춘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 봉합도 인 혁신위원장이 해결해야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강서구 보궐선거 패배 뒤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비윤계는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전국구 인지도를 갖춘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신당 가능성까지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 위원장은 총선에 앞서 대통령실·당 지도부와 비윤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실체화된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방안 마련도 인 위원장의 역할로 꼽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혁신위가 수도권 위기의 본질과 관련해 진단을 하고 대책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수도권에 맞는 전략과 함께 공약, 가이드라인, 정책,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귀화 1호 순천 인씨 인요한, 위기의 국민의힘 구할 '집도의' 맡다
▲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8월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혁신위가 국민의힘을 혁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성공 여부와 관련해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최근 양당에서 등장했던 혁신위원회가 제대로 된 혁신안을 내지 못하고 좌초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최재형 혁신위 때 좋은 얘기가 많이 나와 다 만들었는데도 유야무야 됐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시간도 짧고 권한도 없기 때문에 특별히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과연 정당의 내부를 혁신할 정도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지켜봐야 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천 위원장은 인 위원장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인요한 교수가 얼마 전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랑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이런저런 대담을 했다”며 “어떤 방향성, 어떤 의도를 가지고 된 카드가 아닌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정말 주류, 대통령실, 대통령 멘토라고 여겨지는 김한길 위원장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쓴 소리나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카드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인요한 신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959년 전라남도 전주 출생이다. 전남 순천시에서 유년시년을 보내 순천시를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도 받았다.

인 위원장은 대학을 다니던 도중 5·18 민주화 운동이 발생하자 광주로 들어가 참혹한 현장을 목격했으며 시민군의 외신 영어 통역 활동을 맡아 5·18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해외에 알렸다. 의사가 된 뒤로는 최초의 한국형 앰뷸런스를 개발했으며 북한 결핵사업 지원을 위한 유진 벨 재단도 설립했다.

부모가 모두 미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국적만을 갖고 있었으나 한국형 구급차 앰뷸런스 개발 성과를 인정 받아 2012년 대한민국 특별귀화 1호로 지정돼 대한민국 국적을 받았다. 2012년 귀화하면서 받은 성씨와 본관은 순천 인씨다.

정치적 성향은 보수로 분류된다. 8월 국민의힘 친윤계 중심 공부모임 '국민공감' 강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행운이라고 평가했다.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부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다만 가장 존경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으며 한 인간으로서 용서와 화합을 실천한 훌륭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남긴 적도 있다.

인요한 위원장의 가족은 4대에 걸쳐 대한민국과 깊은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 위원장의 외증조부 유진 벨은 스코틀랜드계 미국인으로 1895년 한반도로 선교활동을 와 학교와 병원 등을 설립했다. 조부인 윌리엄 린튼은 1912년 한국으로 와 48년간 머물며 선교사, 교육자로 활동했다. 1919년 전북 군산 만세활동을 지도하고 국제사회에 3·1 운동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의 아버지 휴 린튼은 윌리엄 린튼의 3남으로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다. 미국으로 건너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선 태평양 전역 한국인 포로를 돌봤다.

그 뒤 신학대학에 다니다가 한국전쟁 소식을 듣자 해군장교로 재임관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한국에 정착해 전남 순천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했다. 순천기독치료소를 설립해 대한민국 결핵퇴치에 헌신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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