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2023-10-23 09: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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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22일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한·사우디 협정 및 MOU 서명·교환식 참석을 마친 뒤 환송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에서 21조 원 규모 투자 유치를 논의했다. 사우디와 원유공동비축 계약을 맺어 에너지 안보도 강화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수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한-사우디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11개월 만에 만나 양국 경제·인프라 협력 고도화, 에너지 안보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체결된 29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 사업 협약 및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해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이후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9조3천억 원 규모) 착공, 현대로템의 네옴 수소 철도 입찰(60억 달러) 등 사업이 구체화됐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는 삼성물산-사우디 국부펀드간 45억 달러 규모의 네옴 옥사곤 모듈러 시장 공장 투자 관련 공동사업협약과 한국전력 사파니야 7억 달러 열병합 사업 입찰 참여를 위한 MOU 등이 체결된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회담을 한 지 1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290억 달러 사업 중 절반 이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사우디는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산업다변화 노력의 일환으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유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 놓이면서 양 국가 간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사우디는 첨단기술력이, 한국은 막대한 자본과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우디와 한국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건설업 진출로 제1의 중동특수를 누렸듯 수소·IT·자동차·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 분야를 이용한 제2의 중동 붐이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포럼에는 경제 부처 장관들을 비롯해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기업인 180여 명이 참석했다.
사우디 측에서도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기업인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선 지난 290억 달러 투자유치와 별개로 156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사업 협약 및 MOU 체결도 이뤄졌다. 모두 합해 61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날 투자유치는 모두 51건으로 에너지·전력 7건, 인프라·플랜트 8건, 전기차 등 첨단산업·제조업 19건, 스마트팜 등 신산업 10건, 금융 협력 등 기타 2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졌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아람코의 원유공동비축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모두 53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2028년까지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해 판매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비축된 아람코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 석유 수급 비상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동절기를 앞두고 원유의 차질 없는 공급과 국제유가 안정은 우리 국민들의 민생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원유수출 1위국으로 세계 석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우디로부터 안정적 원유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올해는 우리 기업의 사우디 진출 50주년이기도 하다”며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경제 여건과 복합 위기 역시 새로운 중동붐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1호 영업 사원' 윤 대통령의 생각으로 이번 순방은 우리 국민들과 기업이 뛸 운동장을 넓히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