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신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기업 카카오의 사법리스크 확산으로 본격 추진하고 있는 카드사업 진출과 아세안 영업망 구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사진)가 추진 중인 신사업이 모기업 카카오의 사법리스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모기업인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를 검찰에 송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금감원은 배 대표가 올해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두고 있다.
금감원은 카카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금감원이 앞서 8월 김 센터장의 자택을 압수 수색한 뒤 2달 만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로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카카오뱅크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윤 대표는 2022년 8월 열린 온라인 비대면 콘퍼런스콜에서 “카드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 뒤 카드 라이선스 획득을 위한 TF를 구성하는 등 박차를 가해왔다.
카카오뱅크에 가입한 2천만 명이 넘는 고객 수와 카드 사업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에 카드 라이선스를 내주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모기업인 카카오 경영진의 시세조종 혐의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여전히 카드 사업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본격 추진한 해외 진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감독원은 시세조종 혐의 조사를 위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
카카오뱅크는 올해 6월 태국의 3대 금융지주사로 꼽히는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카카오뱅크와 SCBX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인터넷은행 인가 획득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태국 정부가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는 태국에 진출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 로나돌 놈논다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 등 태국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9월25일 금융위원회를 찾아 인터넷은행과 관련한 한국 금융당국의 경험을 듣기도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실무회의에서 인터넷은행 프레임워크 설계방법, 인가신청 평가 기준, 인터넷은행과 일반은행 사이 규제 차이 등 태국 중앙은행이 요청한 인터넷은행 관련 세부정책 추진 경험을 전했다.
금융업계에서는 태국 중앙은행 역시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며 한국 금융당국이 마련한 규제의 도입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으로 바라본다.
태국 중앙은행은 2023년 하반기에 ‘가상은행 최종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이후 인가 신청에 6개월, 중앙은행과 재무부 심사 9개월 등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모기업 카카오가 시세 조종을 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태국 중앙은행이 카카오뱅크에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를 내주는 것을 주저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