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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금융포럼 프롤로그]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 윤병원 "금융판 코트라 지향한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10-18 16: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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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는 10월25일 국내 금융회사들의 글로벌 스탠다드 확보를 위한 노력을 조명하기 위한 ‘2023 BP 금융포럼’을 진행합니다. 올해는 특히 K금융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협력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수교 5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포스트 중국’ 베트남,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IMF외환위기 이후 금융 빗장을 걸어잠갔던 태국 금융당국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아세안에서의 금융한류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 현지 금융당국 최고의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금융당국 영업맨’ 김주현 이복현, K금융 보는 해외 시선 바꿨다
② K-금융 아세안 진출 가속페달, 시중은행 2금융 핀테크 총망라
③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 윤병원 “금융판 코트라 지향한다”
④ 고려대 교수 고영경 “디지털금융 아세안에서 잘하는 데 집중해야"
⑤ 캄보디아중앙은행 부국장 헝 보마카라 “디지털금융 확산 기회 잡아라”
⑥ [특별인터뷰] 인도네시아 은행감독청장 디안 “KB부코핀 내년 말 수익성 개선 기대”
⑦ 인도네시아 은행산업 총괄 디안, SVB사태 넘기며 대외신뢰도 높여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금융사의 현지 영업 확장을 위한 분투기를 취재하기 위해 5월 찾은 인도네시아.

국내 금융사 주재원들은 올해 들어 본사 직원을 포함해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며 인도네시아를 향한 한국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BP금융포럼 프롤로그]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 윤병원 "금융판 코트라 지향한다"
▲ 윤병원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은 금융협력센터가 앞으로 금융판 코트라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코로나19 종식 이후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물밑에서 지원하는 기관이 하나 있다.

바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금융협력센터)다.

금융협력센터는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 지원의 거점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출범 1년6개월이 지난 시점, 나날이 아세안에 진출하는 국내 금융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아세안 금융산업의 가교역할을 하는 금융협력센터는 어떤 비전과 목표를 지니고 있을까.

비즈니스포스트가 25일 ‘다시 뛰는 K-금융: 아세안시장 안착을 위한 생산적 현지화 전략’을 주제로 여는 ‘2023 BP금융포럼’을 앞두고 윤병원 금융협력센터장을 서면을 통해 만났다.

“금융판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윤병원 센터장은 금융협력센터의 앞으로 목표와 비전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돕는 코트라처럼 국내 금융사의 해외지원을 대표하는 기관을 꿈꾼다는 것이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 세계 각지에 있는 코트라가 많은 부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사의 경우 체계적 지원 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저희는 최소한 아세안 지역에서만이라도 금융사의 해외지원을 총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협력센터의 출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협력센터는 2010년대 들어 한국과 아세안의 금융협력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응해 설립됐다.

민간 금융사들이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허가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금융협력센터 설치가 확정됐다.

그렇다고 금융협력센터 업무가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 지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아세안 금융산업 전반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사업 아젠다를 선점해 주도권을 쥐고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윤 센터장이 금융협력센터 출범 이후 첫째 성과로 꼽은 ‘아세안 그린맵’ 사업이 대표적이다.

“아세안에서도 지속가능을 추구하는 녹색금융이 화두입니다. 저희 센터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정도를 제외하면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없는 아세안 현지 특성에 주목하고 국제기구인 GGGI(글로벌녹색성장기구), UN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가 이행기관으로 참여하는 아세안 그린맵사업을 제안했습니다.”

이 사업은 아세안의 녹색 금융생태계 구축과 관련된 정책 연구사업인데 내년 4월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한다.

윤 센터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아세안의 녹색금융 관련 청사진 및 액션 플랜이 국가별로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협력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사이 금융산업 인력 교류를 넓히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BP금융포럼 프롤로그]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 윤병원 "금융판 코트라 지향한다"
▲ 윤병원 센터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영세지방은행(BPR) 디지털역량 강화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 

금융협력센터는 현재 세종연구소와 함께 아세안 영 리더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세안 4개국 16명의 금융당국자들이 한국에서 다양한 역량 강화 연수를 받고 있다.

금융협력센터는 앞으로도 매년 아세안 영 리더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아세안 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금융당국자들이 늘어나면 국내 금융사의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윤 센터장이 처음부터 아세안 지역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윤 센터장은 “2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아세안 지역과 특별한 인연이 생기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한다.

윤 센터장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43회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했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금융위원회 대변인실, 공정시장과, 자산운용과, 자본시장과 등을 거쳤다.

아세안과 인연을 맺은 건 베트남에서 일하면서부터다. 윤 센터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베트남 호치민에서 금융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금융위 금융혁신과장을 거쳐 2021년 8월 금융협력센터장에 올랐다.

현지 금융당국과 소통을 통해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때 느끼는 보람은 여전히 윤 센터장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금융관으로 일하며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동남아 개도국의 현실을 보다 정확히 알게 됐습니다. 아세안은 여전히 당국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모호하고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 우리 금융사들이 많은 애로를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때 한국 금융당국 공무원으로서 현지 당국과 상시적으로 소통할 때 의사결정 시간 단축 등 긍정적 결과를 내는 경험을 몇 차례 했습니다. 이는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느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금융협력센터에는 현재 윤 센터장을 포함해 공무원 2명과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결제원, 예탁결제원, 신용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금융공공기관에서 각각 1명씩 파견 받은 인력 등 모두 7명이 일하고 있다.
 
 [BP금융포럼 프롤로그]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 윤병원 "금융판 코트라 지향한다"
▲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 출범식에서 주요 내빈이 출범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대사, 밤방 인니금융당국(OJK) 부위원장, 스완디 여신금융협회(APPI) 회장, 윤병원 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 김영섭 우리카드 이사. <우리카드>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이들은 K-금융의 아세안시장 확대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윤 센터장은 이번 서면 인터뷰도 18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 세미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바쁜 시간을 쪼개 작성했다.

이날 행사는 금융협력센터가 출범 뒤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벗어나 여는 국제 세미나로 윤 센터장은 큰 기대감을 보였다.

“이번 세미나는 아세안 산하 ACCMSME(아세안중소기업조정위원회) 정례회의 부대행사로 ‘영세중소기업의 금융접근성 강화’라는 주제로 싱가포르에서 열립니다.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9개국과 한국에서 초청한 전문가들이 참석해 강연 및 패널토론을 진행합니다. 이번 행사를 잘 마무리한 뒤에 향후 정례적 국세행사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금융협력센터는 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돕는 금융협력센터의 걸음걸이 역시 일취월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센터장은 앞으로 나날이 발전한 금융협력센터의 활약을 지켜봐달라는 말로 서면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역량 강화, 정책 컨설팅, 초청 연수 등 금융협력과 관련한 어느 분야에서든지 아세안이 먼저 우리를 찾아와 협력을 타진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금융협력센터가 추진하는 아세안과 다양한 협력사업이 몇 년 후 더 큰 과실로 다가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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