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울산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3월9일 열린 '샤힌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에쓰오일> |
[비즈니스포스트] 에쓰오일이 3분기에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샤힌(shaheen) 프로젝트'의 올해 투자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했다.
국내외에서 탄소규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에쓰오일은 탈탄소 전문가 영입을 추진하는 등 탄소경영 기반도 만들기 시작했다.
17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에쓰오일은 3분기 1조37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 10조3000억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대폭 상회할 전망”이라며 “유가 상승 및 정제마진 강세, 견조한 윤활기유 시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계에서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 8월 배럴당 14.3달러 넘었다. 정제마진은 통상적으로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이번 호실적을 바탕으로 에쓰오일은 연말까지 샤힌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기반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는 합계 9조2580억 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짓는 사업이다.
2023년 3월에 기공을 시작해 202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완공되면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상 12%인 석유화학 사업 비중 25%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에쓰오일의 정유사업을 보완할 석유사업의 비중이 두 배 이상 오르게 되는 셈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연간 자본적 지출(CAPEX)을 지난해 4189억 원에서 2조791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 가운데 샤힌 프로젝트를 위해 올해 1조4833억 원을 지출한다.
3분기 호실적 덕분에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올해 지출 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게 된 셈이다.
▲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에쓰오일> |
샤힌 프로젝트를 둘러싼 온실가스 다배출 우려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
에쓰오일은 4일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를 내 이달 20일까지 탈탄소 전문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공고에선 자격요건으로 '탈탄소 도입 관련 기술과 탈탄소의 석유화학으로의 확장을 위한 신공정 등'의 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샤힌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 목표인 석유화학 사업 확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샤힌 프로젝트는 환경계로부터 온실가스 다배출 우려를 얻고 있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틸렌 생산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산 180만 톤 규모인데, 이를 두고 녹색전환연구소는 최소 3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향후 유럽연합(EU)에서 시행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국제 탄소규제의 확대도 대비해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현재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도(EU ETS)에 포함된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석유화학 제품군도 포함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탄소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저탄소 순환형 신에너지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사회적 가치 실현과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