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OLED)에 선제 투자해 다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를 고객사로 확보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를 고객사로 확보해 실적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16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와 함께 호실적을 내며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 실적에 크게 기여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 원, 영업이익 2조4천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2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반도체 부진을 메꾼 것으로 추정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9890억으로 잡았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30% 가량 높은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선전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애플 아이폰15 시리즈가 흥행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8월11일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5·폴드5를 출시했는데 국내 사전판매 기간 102만 대를 팔아 역대 폴더블 스마트폰 국내 사전판매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Z플립5·폴드5의 판매량이 1천만 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적인 출하계획을 세웠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플립4·폴드4의 2022년 출하량은 1천만 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912만 대로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추정한다”며 “여기엔 3분기 폴더블폰의 판매 흥행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폴더블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고부가 올레드가 탑재된다. 보급형 제품과 비교해 단가가 높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도 개선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의 구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호조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히는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는 미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 9월22일부터 매장 판매가 시작됐다. 애플은 출시에 앞서 아이폰15 시리즈의 수요를 공격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언론보도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애플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부품 업체에 8~9월부터 가동률 상향을 통한 생산증량 본격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 가운데 최고가 모델인 프로맥스를 중심으로 출하량을 늘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최고가 모델로의 수요 쏠림이 가속화되며 아이폰15 프로맥스 출하량은 전년대비 32% 증가한 3700만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 15시리즈 가운데 최고가 모델인 프로맥스 제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고주사율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화면 주사율은 1초당 화면 깜빡임을 의미하는데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을 부드럽게 재생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아이폰15 프로 및 프로맥스에는 전력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TPO(저온 다결정산화물) 올레드가 적용돼 있는데 이는 기존 소재인 LTPS(저온 폴리실리콘)와 달리 화면 주사율을 필요에 따라 10헤르츠(Hz) 이하에서 120헤르츠 수준까지 변환할 수 있어 전력효율을 20%가량 높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처음 LTPO 올레드를 적용한 뒤 2021년에는 아이폰13 프로 및 프로맥스 디스플레이를 전량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최주선 사장은 애플이라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뒤 LTPO 생산라인을 빠르게 확장하며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최 사장은 LTPO 부문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수율을 바탕으로 애플의 최대 납품업체로서의 지위를 단단히 해 아이폰15 시리즈에도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 및 프로맥스와 일반 2종(기본형·플러스) 모두 4개 모델에 올레드를 납품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애플 공급망에서 위상을 공고하게 다지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캡티브 고객(계열사 고객) 및 미주 주요 고객의 플래그십(기함급) 스마트폰 올레드 출하가 본격화되며 3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특히 하이엔드 모바일 올레드 디스플레이 생산성이 국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데 이는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