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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최대 위기, 국힘 지도부 쇄신과 총선전략 고심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10-12 1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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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강서구청장 패배로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것도 모자라 수도권 위기론이 실체를 갖추면서 김 대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542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기현</a>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최대 위기, 국힘 지도부 쇄신과 총선전략 고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총선전략을 원점부터 재구축하고 변화와 쇄신을 통한 당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며 흔들리는 입지를 다시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다음 날인 12일 오전 8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거 패배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기존 국민의힘 일정에는 없던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와 관련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당혹감을 엿볼 수 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이번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3일에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당 체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며 “그에 따른 구체적 계획과 방안은 내일 9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만7066표(56.52%)를 득표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9만5492표, 39.37%)를 17.15%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유세기간 동안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대통령실과 핫라인이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라고 주장하며 강서구 개발 이슈를 내세웠으나 큰 차이로 패배했다.

예상 밖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김기현 대표 체제는 위기를 맞았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위기감이 당내에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서구청장 패배로 수도권 위기론이 실체를 갖추게 된 점은 김 대표에게 악재다. 친윤석열계 의원들은 그동안 수도권 위기론이 나올 때마다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8월1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특별히 지금 수도권이 위기라기보다는 서울이 정확하게 49개 선거구가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20개 한 40% 정도 이상을 이긴 게 지난 5번”이라며 “위기론이기보다는 수도권은 항상 어렵다는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8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한 일부 의원들을 겨냥해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하지 못 한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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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가 10월11일 서울 강서구 국민의힘 선거사무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게 된 국민의힘은 총선 전략의 대대적 수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국민의힘이 두 자리 이상 큰 차이로 지면 수도권 지역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근 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기존 해운대갑 지역구가 아닌 서울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1일 채널A라디오쇼 정치시널에 출연해 “김 대표는 (애초) 무공천 하겠다고 했었는데 대통령실이 원해 공천했다”며 “패배에 대통령이 책임지지 않아 애먼 김기현 대표가 책임지고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성태 김태우 후보 캠프 상임선대본부장은 YTN 뉴스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일정 부분 국정운영에 많은 변화나 겸허한 민심을 수용하라는 큰 자세 변화는 필요하겠지만 이걸 용산까지 끌고 올라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발표해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다만 김 대표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일정 부분 책임을 지더라도 김기현 체제가 무너지는 결과까지 발생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영세 의원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선거에서 패배해도) 특별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당 전체를 흔드는 요소가 될 만한 그런 선거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대위 전환설도 반박했다. 권 의원은 “우리 지도 체제가 흔들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얘기일 수도 있다”며 “지도 체제가 자주 바뀌는 정당을 놓고 제대로 되는 정당이 없다”고 일축했다.

비윤계 사이에도 체제 변화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 존재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총선기획단을 빠르게 발족해 조기 총선모드로 당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총선기획단 체제가 도입되면 김 대표 체제는 유지되지만 김 대표의 지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총선기획단 체제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강서구청장 선거가 사실 그(총선기획단) 구상 비슷하게 한 것”이라며 “결국은 당 대표가 상징하는 지도부의 방향성이 유권자들에게 소구력이 없다면 옆에서 아무리 돕는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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