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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현대글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24일 전날보다 8% 오른 18만1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24일 기존의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자금줄로 인식돼왔다. 이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이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힘쓸 수밖에 없다는 기대를 받아왔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뿐 아니라 현대차, 기아차,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글로비스 지분율과 지분 가치가 가장 높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3.3%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6천억 원 규모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비상장 계열사 지분 포함)은 3조4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절반이 현대글로비스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되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에서 각각의 금융 부문을 분할한 뒤 합병해 새로운 지주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동시에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에 대한 지배력이 약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은 각각 2.3%, 1.7%만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세 계열사의 금융부문을 합병한 새 지주사가 출범할 경우에도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현물출자 또는 매각해 새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상속세를 마련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다.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은 모두 4조8천억 원 규모로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정 부회장이 마련해야할 상속세는 2조4천억 원에 이른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만 해도 1조6천억 원 규모여서 상속세 마련이 어렵지 않다.
현대글로비스가 정 부회장의 승계자금줄로 꾸준히 주목받아온 이유다.
현대글로비스는 좋은 실적을 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부진에 발목이 잡혀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 현대글로비스의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른다.
현대글로비스은 올해 상반기 매출 7조6016억 원, 영업이익 3887억 원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16.7% 늘어났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현대차그룹의 수출물량 부진으로 현대글로비스 실적도 기존 예상치보다 소폭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