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구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성능을 두고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 픽셀8 시리즈에 탑재되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텐서G3' 이미지. <구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4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활용해 위탁생산한 구글의 새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텐서G3’의 성능을 두고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구글이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성능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6일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구글 픽셀8 스마트폰에 탑재된 자체 설계 프로세서 텐서G3 성능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능 실험기관 긱벤치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픽셀8프로 CPU 구동성능 점수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 갤럭시Z폴드4 등에 탑재된 구형 프로세서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픽셀8 프로의 가격은 미국 기준 999달러 이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해당한다. 그러나 성능은 1년 전 출시된 경쟁사 제품들과 유사한 셈이다.
WCCF테크는 구글이 픽셀8 시리즈의 텐서G3 프로세서 생산에 삼성전자 4나노 LPP 공정 파운드리를 활용한 것이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의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구글이 원가 절감을 위해 삼성전자 4나노 LPP+ 공정 대신 한 세대 전의 기술을 활용하면서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텐서 시리즈 프로세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다. 삼성전자도 이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WCCF테크는 구글이 파운드리 생산 단가를 절약하는 대신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를 늘렸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고성능을 구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바라봤다.
구글은 픽셀8 시리즈 출시행사에서 구동성능 대신 인공지능 기반 편의기능과 카메라, 꾸준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성능 경쟁력 역시 소비자들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구글의 이러한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WCCF테크는 “구글이 TSMC로 파운드리 협력사를 바꿔야만 프로세서 성능이 경쟁사들에 뒤처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픽셀 시리즈와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통해 구글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더욱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도입하는 일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WCCF테크는 구글이 2025년 선보일 텐서G5 프로세서를 내놓기 전까지는 파운드리 협력사를 TSMC로 바꿀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IT전문지 노트북체크는 더 나아가 “구글 텐서 시리즈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안고 있는 낮은 성능과 발열 등 단점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는 비판마저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4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로 구글과 같은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위탁생산 수주 기회를 넓히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외신을 중심으로 구글 프로세서와 관련한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는 것은 오히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노트북체크는 “구글 텐서G3이 TSMC 5나노 또는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됐다면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구글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협력은 약점”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