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만두시장 공략을 위한 하림만의 차별점을 고민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장에 만두를 내놓는 데 4년이 걸렸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만두, 육즙부터 갖추시길.”
하림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의 광고 모델인 배우 이정재씨가 CF에서 내뱉는 첫 마디다.
하림은 ‘더미식 만두’의 육즙만큼은 자신있다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미식 신제품 론칭 행사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만두 시장 공략을 위한 하림만의 차별점을 고민했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품 출시에 4년이 걸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에서 출시되는 제품은 모두 김 회장이 직접 챙긴다”며 “내부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김 회장에게 올라갈 때까지 수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친다”고 말했다.
내부 테스트를 거쳐 김 회장이 직접 맛을 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김 회장이 느끼기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다시 거친다.
고민 끝에 하림이 선택한 방법이 12시간 저온숙성이다. 숙성 시간이 더 길어지면 육즙이 날아가고 너무 짧으면 만두피 식감이 떨어진다.
육즙을 강조한 만큼 ‘육즙고기만두’, ‘육즙새우만두’에서는 풍부한 육즙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장 여기저기서 ‘육즙이 의외로 많다’ ‘육즙이 정말 들어있네’ 등의 얘기가 들렸다.
모든 냉동만두 브랜드들이 육즙을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하림 관계자는 "다른 냉동만두 브랜드들이 육즙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육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땡초고기교자만두 시식에 앞서 하림 관계자는 ‘정말 매우니 매운 것을 못 먹는 분들은 나눠서 조금씩 드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몇 번을 당부했다.
‘매우면 얼마나 맵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매웠다. 청양고추를 먹을 때 만큼의 맵기였다.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였다.
하림에 따르면 ‘육즙만두’ 카테고리 시장 규모는 연 50억 원 정도다. 냉동만두 시장이 연 4500억 원 규모임을 생각하면 1.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하림은 왜 육즙만두 시장 공략에 나섰을까.
하림은 내부적으로 소비자조사를 진행했는데 만두의 ‘육즙’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25%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대로 된 육즙만두를 내놓으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하림은 더미식 만두 출시 이후 1년 안에 시장점유율 10%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림은 더미식 만두가 가지는 또 다른 차별점으로 신선한 재료를 내세웠다.
▲ 하림에 따르면 더미식 만두에는 얼리지 않은 고기와 생야채만 사용됐다. 육즙을 강조한 만큼 ‘육즙고기만두’, ‘육즙새우만두’에서는 풍부한 육즙을 느낄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하림 관계자는 “하림의 식품 철학은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낸다’는 것이다”며 “내부적으로는 ‘공장’이라는 용어 대신 ‘키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요리를 내놓다는 마음가짐으로 제품을 만든다”고 말했다.
하림에 따르면 더미식 만두에는 얼리지 않은 고기와 생야채만 사용한다.
이번에 출시된 더미식 만두 라인업을 보고 의문이 생겼다.
하림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닭’을 만두소 재료로 한 제품이 없어서다.
하림 관계자는 상품개발팀에 ‘닭만두’도 제안해 보겠다며 웃었다. 라인업에 닭만두는 없지만 만두소와 만두피에 닭육수를 사용해 하림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 ‘비비고’가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44% 정도다.
하림이 목표로 세운 시장점유율 10%는 김 회장까지 나서서 공을 들인 ‘육즙’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