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2200은 당시 4나노 수율이 낮아 당초 기대했던 물량도 채우지 못했다.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속도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지만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두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1년이 넘는 기간 4나노 공정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올해 하반기 공정 안정화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첨단 공정 파운드리는 수율 개선으로 대형 고객사 유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4나노 수율은 75%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수율과 함께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발열 등에 있어서도 과거와 비교해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텐서G3에 새로운 패키징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텐서G3에 활용된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패키징 기술은 기존 패키징온패키징(PoP) 방식보다 전성비가 우수하고 열이 닿는 면적이 늘어나 방열 성능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초 ‘첨단 패키지팀’을 신설했는데 그 첫 성과물이 나온 셈이다.
TSMC의 3나노 공정을 사용한 아이폰15프로 AP가 발열문제로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텐서G3가 기대 이상의 전성비, 방열 성능을 보여준다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이 다시금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구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텐서G3. <구글>
텐서G3를 계기로 퀄컴이나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의 첨단 공정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 4나노 공정을 활용한 자체 AP ‘엑시노스2400′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엑시노스2400의 마지막 테스트 절차인 ‘테이프 아웃’ 절차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테이프 아웃이란 기본 설계를 마치고 양산테스트를 위한 마스크(필름 같은 형태)의 제작을 마친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텐서G3에 이어 엑시노스2400을 양산하고 대형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면 대만 TSMC와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를 대폭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IT매체 WCC테크는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갤럭시S24 시리즈 AP를 엑시노스2400으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은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마진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상된 4나노 수율 덕분에 엑시노스2400 양산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