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조 원 규모 토큰증권 시장이 열리면서 증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2024년 개화하는 토큰증권(ST) 시장 영토를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각축전이 점입가경이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을 넘어서기 위한 여타 증권사들의 대응전략이 구체화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연합해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 보다 먼저 토큰증권(ST) 시장 영토를 확장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상위권 증권사 3곳이 힘을 합해 비용을 줄이며 규모의 경제 효과로 사업성을 높인다면 토큰증권 시장이 열릴 2024년 큰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DLT)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미술품, 기업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한 것을 말한다. 가상자산을 전통적 증권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 앞으로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토큰증권 관련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와 핀테크업계 등을 대상으로 법안 관련 문의를 계속 받으며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큰증권 시장이 2024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토큰증권 시장 규모가 2024년 시작과 함께 34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왼쪽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이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 업무협약을 맺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KB증권 > |
해외 전략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토큰증권 시장이 2030년까지 36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6년 동안 10배가 넘게 성장하는 셈이다.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에 국내 증권사들은 자체 토큰증권 플랫폼을 구축하고 콘텐츠를 구성할 핀테크, 조각투자 회사와 협업하는 등 준비에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최근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손을 잡고 토큰증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사는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공동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함께 추진할 전략적 사업모델까지 발굴할 계획을 세웠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 순위에서 1위는 아니지만 상위권을 차지하는 증권사 3곳이 힘을 모은다면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을 넘어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NH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2위를, KB증권이 6위를, 신한투자증권이 8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1위 미래에셋증권과 치열한 경쟁을 각자 벌여야 하지만 힘을 모은다면 시장 선점을 향해 큰 폭으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3사가 공동 인프라를 구축해 공동 분산원장을 구성한다면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그동안 각자 모은 협업 풀도 공유한다면 더 다양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발행사 대량 확보와 콘텐츠, 유통 등도 할 수 있게 투자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목표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컨소시엄을 구축해 토큰증권 분야에서는 기존 '질서'를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
KB증권은 2022년부터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전담 조직을 구성해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검증까지 마쳤다. KB증권은 토큰증권 협력체인 ST오너스를 통해 콘텐츠도 확보했다.
KB증권은 컨소시엄에서 토큰증권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을 통해 3사 표준화를 맡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말 토큰증권 혁신금융서비스를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정받았다. 증권업계 가운데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바탕으로 올해 초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프로세스 시험을 했고 7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신사업에 토큰증권을 추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 기술, 발행사 협업체인 STO얼라이언스를 통해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해왔다.
NH투자증권은 조각투자사업자, 기초자산평가업체 등과 함께 사업모델인 ‘투자계약증권 All-In-One' 서비스를 출시했다. 컨소시엄에서 서비스 출시 노하우를 통한 공동사업 발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컨소시엄 소식을 전하며 “세 증권사의 협력을 통해 토큰증권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오겠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열어 국내 금융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아직 방심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초를 목표로 토큰증권 통합플랫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체 선정도 9월14일부터 모집을 시작한 터라 아직 토큰증권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