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27일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세 영화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보면 1위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2위는 '1947 보스톤', 3위는 '거미집'이 차지했다(9월28일~10월1일 성적 기준). 사진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영화의 포스터 일부.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추석 대전에서는 '천 박사'가 초반에 웃었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9월27일 개봉한 세 영화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보면 1위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2위는 1947 보스톤, 3위는 거미집이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를 보면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은 연휴가 시작된 9월28일부터 10월1일까지 10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에 누적 관객 수 117만 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천박사는 귀신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으로 온갖 사건을 해결하는 가짜 퇴마사 ‘천 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빙의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천 박사는 해당 사건을 쫓으며 자신과 얽혀 있는 부적인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한국의 웹툰작가 후렛샤의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다.
배우 강동원씨가 천박사역, 허준호씨가 악귀인 범천역, 이솜씨가 1억 원의 수임료를 주며 빙의 사건을 의뢰하는 유경역, 이동휘씨가 천박사의 파트너 강인배역을 맡았다.
배우 강동원씨의 티켓파워가 천박사의 백만 관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동휘씨의 코믹연기가 감칠맛을 더했다.
천박사는 이렇게 개봉 5일 만에 백만 관객을 돌파함에 따라 손익분기점을 쉽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박사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24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관객 평가를 살펴보면 추석 영화 가운데 가장 볼 만하지만 객관적으로 높은 평점을 줄 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천박사의 관객 평점은 2일 오후 3시 기준 7.33이다. 평론가들은 ‘새삼 성가시게 느껴지는 CG의 범람’ 등의 평가를 내렸다.
인터넷에서도 "천박사는 추석 영화로 볼만 하지만 추천은 못한다", "강동원으로 힐링하고 왔다"라는 평가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천박사의 배급사 CJENM은 최근 개봉한 영화 흥행에 잇따라 실패했는데 천박사가 흥행에 성공하며 단비를 맞았다. CJENM은 당분간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천박사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길 기대하고 있다.
▲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초반 박스오피스 2위는 '1947 보스톤'이 차지했다. 사진은 1947 보스톤 영화 포스터의 일부. |
2위는 '1947 보스톤'(이하 보스톤)이 차지했다. 연휴 초반 관객 수 49만 명, 누적 관객 수 57만 명을 기록했다.
보스톤은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만든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연출한 신작이다.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 손기정씨, 서윤복씨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렸다.
보스톤은 원래 2020년에 개봉하기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와 2021년 주연 배우인 하정우씨와 배성우씨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과 음주운전 사건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배우 하정우씨가 손기정역, 임시완씨가 서윤복역, 배성우씨가 남승룡역을 맡았다.
추석 개봉작 가운데 평점이 높다. 2일 오후 3시 기준 평점 8.39를 기록했다.
관객들의 애국심을 자극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파악된다.
평론가들도 ‘나라 잃은 백성의 마음이라면’, ‘빛나는 청년들, 품격을 갖춘 존경’ 등의 평가를 내놨다.
롯데시네마 관람객 평점 9.2점, CGV 골든 에그지수 96%, 메가박스 실관람 평점 8.9점 등 관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다만 줄거리와 당시 미군정에 대한 묘사가 왜곡돼 관객들이 오해하고 실제 역사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위는 '거미집'이 차지했다. 연휴 초반 관객 수 17만 명, 누적 관객 수 22만 명을 기록했다.
▲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박스오피스 3위는 '거미집'이 차지했다. 사진은 거미집 영화 포스터의 일부. |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 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며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웃기면서 슬픈) 일들을 그렸다.
5월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칸 영화제에서 12분 동안 기립박수가 이어질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배우 송강호씨가 영화감독 김열역, 임수정씨가 영화 거미집에서 강호세의 아내역을 맡은 여배우 이민자역, 오정세씨가 영화 거미집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유부남 배우 강호세역을 맡았다.
김지운 감독이 전작 ‘인랑’의 혹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2일 오후 3시 기준 관객 평점은 7.72다. 블랙코미디로 관객들의 호불호는 갈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