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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신생아 160만 명, 롯데가 '키즈 프렌들리'로 베트남 공략하는 까닭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9-25 15: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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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신생아 160만 명, 롯데가 '키즈 프렌들리'로 베트남 공략하는 까닭
▲ 베트남 하노이 서호 근처에 위치한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4층에 입점한 대형 키즈카페 '챔피언1250'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하노이=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은 한 해에 태어나는 신생아 수만 160만 명인 나라다. 2022년 신생아 수가 25만 명을 밑돌았던 한국보다 6배 이상 많다.

영유아부터 시작해 아동, 청소년에 이르는 ‘키즈’ 관련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이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며 아동 친화적인 사업으로 무장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22일 베트남 하노이 대표적 관광지인 서호 근처에 정식 개장한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의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노린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챔피언1250와 키자니아, 롯데아쿠아리움 등이 어린이 가족을 겨냥한 대표적 시설로 꼽힌다.

챔피언1250은 플레이타임이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대형 키즈카페다. 콘텐트리중앙이 지난해 11월 인수한 뒤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에 지분을 넘겨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의 콘셉트는 ‘익스트림 어린이 스포츠클럽’이다. 어린이의 하루 권장 칼로리 소모량인 1250kcal를 모두 소모할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춰 시설들이 만들어졌다. 50m 길이의 짚라인과 9m 높이의 로프타워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사실 플레이타임이 한국에 챔피언1250을 선보인 지는 오래됐다. 2017년 12월 브랜드를 론칭했으니 거의 6년이 됐다.

하지만 베트남에 챔피언1250 브랜드를 진출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레이타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도 키즈카페 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기존에 운영하는 브랜드로는 차별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롯데그룹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한 덕분에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 대형 시설 설치가 가능한 위치를 배정받아 챔피언1250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챔피언1250에 대한 현지 고객들의 반응은 우호적인 편으로 여겨진다. 구글에는 약 60개의 리뷰가 남겨져 있는데 평균 평점이 4.8점이다.

한 고객은 “챔피언1250에서 놀이기구를 타봤는데 합리적인 가격에 편하게 놀 수 있다”며 “여기에서 놀다 보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후기를 남겼다.

최용현 롯데몰웨스트레이크 점장도 21일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단 행사 때 “챔피언1250은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 입점한 시설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키자니아도 어린이 가족의 수요를 노려 이번에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케이스다.

키자니아는 어린이들의 직업 체험을 형식으로 하는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멕시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MBC플레이비가 베트남 사업도 진행하게 됐다.

정식 개장에 앞서 사전 멤버십 가입자를 모집한지 3일 만에 1천 명의 가입자를 모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쇼핑은 키자니아 웨스트레이크하노이점에서 조종사 체험과 관련한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 한국 인하공전에 전시돼 있던 비행기 머리 부분을 직접 하노이 현지에 공수하기도 했다. 키자니아의 첫 베트남 진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키자니아는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점이 정식 개장한 22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일부 공간만 공개하고 있는데 모든 공간이 준비되면 40여 종의 직업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한 해 신생아 160만 명, 롯데가 '키즈 프렌들리'로 베트남 공략하는 까닭
▲ 베트남 하노이 서호 근처에 위치한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지하 1층에 입점한 롯데아쿠아리움 대형 수조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아쿠아리움 역시 롯데그룹이 해외에 진출시킨 첫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롯데아쿠아리움 웨스트레이크하노이점의 규모는 한국 서울 잠실에 있는 아쿠아리움보다 작다. 9천㎡ 규모로 잠실 아쿠아리움 면적의 약 80% 수준이다.

하지만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아쿠아리움으로만 따지면 롯데아쿠아리움 웨스트레이크하노이점은 현지 최대 규모다. 약 400종, 3만1천여 마리의 해양 생물이 있다.

약 1만 마리의 해양 생물이 들어 있는 메인수조의 크기만 가로 18m, 높이 5.8m다. 베트남 최초로 최대 규모의 굴곡진 아크릴패널을 설치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롯데월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재성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하노이 법인장은 첫 진출 국가로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를 놓고 “동남아시아는 미래 성장성에 있어 의미가 있다”며 “타깃 계층이 어린이인데 현지 환경과 어린이 인구 구성 등을 판단했을 때 베트남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생물에 대해 친근감도 갖고 있고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롯데아쿠아리움 웨스트레이크하노이점도 현지 고객의 반응이 올라오는 중이다. 현장 투어를 할 때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20대 커플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롯데그룹이 베트남의 어린이 가족을 타깃으로 입점시킨 시설들에서 성과를 낸다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롯데몰 현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해 말 베트남 관련 보고서에서 “베트남의 경제 개방개혁 정책인 ‘도이머이 정책’ 이후에 태어난 1980~2000년대생 소비자들은 한국의 2030세대와 비슷한 소비패턴을 지녔다”며 “이들은 베트남의 젊은 부모 세대이기도 하며 현지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거대한 축이다”고 소개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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