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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벼랑끝 승부수로 단일후보 되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7-24 17: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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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벼랑끝 승부수로 단일후보 되다  
▲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왼쪽)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벼랑끝 승부수가 결국 통했다.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자진사퇴했다. 노 후보는 서울 동작을 선거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노 후보로서 ‘아름다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야권의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동작을의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자 수원정에 출마한 천호선 후보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서울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등 전략공천에 대한 책임론을 맞이할 공산이 높아졌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당내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
 
◆ 노회찬 단일화 압박 카드는 '신의 한수'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가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기 후보는 “동작에서 노회찬 후보께서 내 몫까지 열심히 해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승리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지난 22일 “24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진사퇴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 뒤 노 후보와 기 후보는 23일 만나 단일화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단일화방식을 두고 여론조사와 담판을 주장하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 후보가 전격 사퇴를 선언해 동작을 야권단일화는 극적 반전을 이뤄냈다. 결과적으로 노 후보의 단일화 압박 카드는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기 후보는 애초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려고 했다가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전략공천을 받아 동작을 후보로 나섰다.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받아낸 자리였던 만큼 기 후보로서도 후보직 사퇴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작을의 선거판세가 기 후보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에서 기 후보나 노 후보나 모두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야권 후보가 둘이 완주할 경우 필패가 예상됐다.

이 때문에 야권 단일화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인지도 측면에서 노 후보가 기 후보를 앞섰다. 그래서 노 후보는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결정하자고 했고, 기 후보는 담판을 벌이자고 했다. 하지만 25일부터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등 단일화 마감시간이 촉박하자 인지도에서 밀린 기 후보가 결국 자진사퇴를 선택했다.

CBS와 포커스컴퍼니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서울 동작을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경원과 노회찬의 양자대결에서 각각 42.7%와 41.9%로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후보는 기 후보의 자진사퇴 결정에 대해 24일 페이스북에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사이에 아우가 먼저 했습니다. 오늘은 아우가 이긴 날입니다. 진정 기동민 후보가 승리한 날입니다"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새누리당을 심판해달라는 기동민 후보의 뜻을 대신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 선거결과 새정치민주연합 후폭풍 부나

동작을 야권단일 후보가 노회찬 정의당 후보로 결정되자 수원정(영통)에 출마한 정의당 천호선 후보도 야권 단일화를 선언하며 후보를 사퇴했다.

수원정은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최근 격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어 천 후보의 후보 단일화 선언으로 접전양상의 선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가장 관심이 쏟아졌던 지역은 동작을과 수원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한 지역씩 주고받는 모양새가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서울의 중요 거점에서 야권단일 후보 자리를 정의당에게 내주게 됨에 따라 책임론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동작을은 서울 유일의 재보선 지역인 데다 정몽준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점 등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이다.

기 후보의 전략공천은 김한길 공동대표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향후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이에 대한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 후보는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출마한 만큼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피력했다. 하지만 기 후보는 전격사퇴 기자회견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당내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기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하고도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서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야당의 패배로 나온다면 책임론 등이 거세게 나오면서 당내 세력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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