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이 8월2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헤지펀드 명가로 쌓아온 고객과 신뢰, ETF로도 보여드리겠습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홈페이지 ETF(상장지수펀드) 메뉴를 누르면 제일 위에 뜨는 문구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국내 헤지펀드 1위 자산운용사지만 그동안 사모펀드에 집중해 온 특성상 일반투자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의적절한 상품 출시, 높은 수익률 등으로 국내 ETF시장에서 액티브 상품이 주목을 받으며 ‘TIMEFOLIO(타임폴리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사업 전략과 목표는 무엇일까. 8월29일 서울 여의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본사에서 ETF사업을 이끄는 김남의 ETF본부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선택과 집중’. 한 시간 남짓한 김남의 본부장과 인터뷰를 마친 뒤 머릿속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액티브ETF사업 전략은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됐다.
김 본부장은 올해 신상품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더 이상 상품 출시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5월 상장한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와 8월17일 출시한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로 올해 신상품 출시를 마쳤다는 것인데 이는 신상품을 통해 외형확대를 노리는 다른 자산운용사 전략과 분명 차별성을 지녔다.
“타임폴리오는 분기에 한 번은 신상품을 내야 한다, 1년에 몇 개는 내야 한다, 이런 목표가 전혀 없습니다. 이 상품 저 상품을 출시해 놓고 투자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전략을 쓰지 않습니다. 백화점식으로 여러 상품을 운용하는 것보다 분야를 잘 선별해서 액티브답게 운용을 잘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김 본부장의 이런 전략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나온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는 출시 이후 8월31일까지 2주 동안 9.52% 상승했다.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ETF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700여 개 ETF 가운데 9번째, 지수의 2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상품을 빼면 3번째 높은 상승률이다.
5월16일 출시된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는 상장 이후 8월31일까지 38.32% 상승했다. 전체 ETF 가운데 7번째, 레버리지를 빼면 가장 많이 올랐다.
2021년과 2022년에 나온 상품들도 지수를 뛰어넘는 초과 성과, 이른바 '알파'를 통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8월31일까지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는 93.40%,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58.23%, K컬쳐액티브는 51.45%, 미국S&P500액티브는 43.08%, 이노베이션액티브는 30.39%, Kstock액티브는15.52%,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12.87% 상승했다.
김 본부장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지금껏 출시한 9개 상품 모두에 운용 책임자 혹은 부책임자로 이름을 올리며 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타임폴리오 ETF 상품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입소문을 타고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는 순자산총액(AUM)이 상장 첫 날 89억 원에서 8월31일 125억 원으로 2주 만에 40% 넘게 늘었고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는 출시 당일 70억 원에서 8월31일 585억 원으로 상장 약 3달 반 만에 8배 넘게 증가했다.
수익률이 곧 마케팅인 셈인데 김 본부장은 타임폴리오 ETF의 이 같은 수익률이 헤지편드 명가로 쌓아온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자체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타임폴리오 매니저들은 주식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종목들이 움직이는지에 대한 레이더가 정말 바짝 서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전략과 아이디어가 TMS(타임폴리오매니지먼트시스템)라는 고도화된 전산시스템을 통해 계속해서 공유됩니다. 타임폴리오 액티브ETF에는 이런 헤지펀드의 전략이 그대로 녹아들어 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초과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는 김 본부장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과 국민연금공단을 거쳐 2021년 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김 본부장은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삼성자산운용에서 10년 가까이 패시브 상품을 운용하며 ETF 경험을 쌓았다. 이후 패시브 전문가로서 더 큰 자금을 굴려보고 싶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4년가량 패시브투자팀 전임운용역으로 일했다.
“타임폴리오는 업계에서 진짜 주식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ETF를 하는 사람이니까 이 둘이 합쳐지면 액티브ETF 쪽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임폴리오가 액티브ETF에만 힘을 주는 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임폴리오는 주식형 액티브만 합니다. 패시브나 채권형 액티브는 계획에 없습니다.”
같은 ETF인데도 패시브와 액티브 운용이 크게 다르냐는 질문에는 ‘완전히 다르다’는 대답과 함께 그 차이점이야말로 액티브ETF의 장점이자 매력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예전 패시브 상품을 운용할 때는 상품 개발을 위해 어떤 테마가 좋을지 거시경제 중심으로 크게 보고 장중에 종목을 찾아보는 일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패시브가 어떤 분야가 좋을지를 고민한다면 액티브는 그 안에서 어떤 종목이 제일 좋고 언제 제일 좋을 건지를 매일 고민합니다. 사실 성과에 대한 부담은 더 크지만 그 안에서 지수를 뛰어넘는 알파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액티브는 참 매력적입니다.”
▲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국내 헤지펀드 1위 자산운용사로 현재 공모, 액티브ETF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종합자산운용사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김 본부장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내내 액티브ETF의 핵심인 초과수익 ‘알파’를 향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액티브 ETF시장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업계에서 보통 이야기하는 상관계수 완화 등이 아닌 자신감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액티브도 투명성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지연 공개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면 상품 전략이 그대로 노출되고 시장의 다른 플레이어들이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참고삼아 전략도 짤 수 있습니다. 미국은 액티브의 경우 포트폴리오 공개를 운용사 자율의 선택에 맡깁니다. 비공개가 힘들다면 공개시기를 한 달 정도만 늦춰줘도 매니저들의 자율성이 올라갈 수 있고 이는 결국 시장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잠시도 주저함이 없이 국내 주식형 액티브ETF 시장 점유율 1위라고 답했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ETF시장은 규제에 막혀 개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 시장규모가 2조3천억 원 수준에 그친다. 국내 ETF시장의 2% 수준이다.
이 가운데 1위 삼성자산운용이 6천억 원, 2위 KB자산운용이 4천억 원, 3위 한국투자자산운용이 3천억 원 정도의 자산을 운용해 각각 26%, 17%,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현재 19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 시장점유율로 5위에 올라있는데 앞으로 열심히 한다면 주식형 액티브ETF시장에서만큼은 충분히 국내 1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 꼭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상대적으로 높은 액티브ETF 보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놨다.
“많은 투자자들이 보수가 높으면 그만큼 원금에서 차감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보수는 선취로 떼지도 팔 때 후취로 떼지도 않습니다. ETF 보수는 액티브든 패시브든 거래가격에 이미 다 녹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사고파는 가격에 이미 보수가 포함돼 있는 겁니다. 액티브가 패시브보다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긴 하지만 매일 거래되는 가격에 반영되는 하루치 보수는 투자자가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그 작은 차이 때문에 투자자가 액티브를 꺼릴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는 결국 타임폴리오 ETF의 성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타임폴리오 상품은 꾸준히 초과 성과를 계속 내고 있어 보수 이상의 가치를 무조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