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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자산운용' 콴텍 대표 이상근, "높은 수익률로 퇴직연금 시장 선도"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3-08-29 16: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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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자산운용' 콴텍 대표 이상근, "높은 수익률로 퇴직연금 시장 선도"
▲ 이상근 콴텍 대표가 28일 여의도 콴텍 본사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퇴직연금을 인공지능(AI)에 맡겨 자동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로보어드바이저와 증권업계가 대응에 분주하다. 

콴텍은 이러한 상황 속 가장 주목받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중 한 곳이다. 콴텍은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과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주요 증권사들과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콴텍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340조 원 규모 퇴직연금 시장 진입을 앞두고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28일 서울 여의도 콴텍 본사에서 이상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을 보는 거죠." 

이 대표에게 여의도 증권사들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굉장히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알고리즘에 한해 퇴직연금을 운용할 자격을 얻게 됩니다. 그러니 관련 역량이 잘 갖춰져 있는 기업과 협업을 해야하는 구조예요. 콴텍은 이 심사를 여러번 통과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콴텍과 협업하게 되면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 수익률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7월 기획재정부는 퇴직연금에 대한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일임 서비스를 규제 샌드박스(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 검증하는 것) 형태로 추진하기로 했다.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된 뒤 로보어드바이저 연금 상품을 새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2분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상용화 가능 알고리즘' 개수 기준으로 콴텍은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알고리즘 가운데 55% 가량이 콴텍이 심사를 통과해 운용하고 있는 알고리즘이다. 

콴텍은 업무협약을 맺은 증권사와 협력해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상품을 개발하게 된다.

이 대표는 "콴텍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증권사의 퇴직연금 상품을 만들거나 콴텍의 앱 안에 증권사가 들어올 수도 있다"며 "두가지 방식의 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증권계좌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증권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해당 증권의 계좌를 활용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만큼 부수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퇴직연금 일임 운용의 문이 열리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기대감이 특히 크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장기투자에 특화돼 있는 만큼 퇴직연금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버텨 온'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직접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재미가 없는 투자방식'이었다"며 "장기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퇴직연금 시장이 열리는 것이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퇴직연금 일임은 굉장히 큰 시장이죠. 애초에 로보어드바이저가 만들어진 이유가 퇴직연금 일임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태생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자산군에 자산을 배분해 재조정하는 형태의 투자입니다. 그러니까 '중위험 중수익'으로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끌고 가겠다겠다는 거죠. 

비대면 일임이 허용되고 로보어드바이저가 진출하면 개인투자자, 증권사, 법인 고객들이 이쪽으로 많이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일임이 허용된다면 자연스레 시장의 판도가 바뀌면서 증권업 대 은행·보험업의 경쟁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콴텍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묻자 이 대표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수익률'을 꼽았다. 결국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봤다.

콴텍은 수익률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의 올해 2분기 기준 최근 3년 수익률 상위 10개 알고리즘 가운데 9개를 차지했다. 1위에 이름을 올린 '가치투자 주식형 2호(적극투자형)' 알고리즘은 3년 수익률 240.35%를 기록했다. 
 
[인터뷰] 'AI 자산운용' 콴텍 대표 이상근, "높은 수익률로 퇴직연금 시장 선도"
▲ 콴텍 내부 정경.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통과 확인증이 끝없이 진열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높은 수익률의 비결은 경험과 노하우, '맨파워'로 차별화

그렇다면 콴텍 수익률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 대표는 이 같이 답했다.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 답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어요. 더 많은 데이터, 모든 과정의 AI 분석. 이런 건 결국 검증이 불가능한 영역이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기업을 만나도 다들 같은 이야기를 할 거거든요.

제가 많이 드는 예시가 있는데, 바둑 대결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바둑 기사가 똑같은 바둑을 두고 있어도 결과는 모두 다르죠. 저는 이 차이가 '노하우'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장을 체계적으로 거치고, 경험을 체화했느냐가 결국 수익률을 가른다고 봅니다."

2016년 설립된 콴텍은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기업과 비교해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대표를 비롯해 콴텍의 창업멤버들은 그 전부터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며 경험을 쌓아왔다고 했다. 

이상근 대표는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이후에는 한맥투자증권, KR선물 등에서 프랍트레이더로 근무하며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 알고리즘 매매 관련 역량을 인정 받았다.

"과거부터 기계적인 매매, 알고리즘을 운용하면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지금도 예전과 하던 것과 거의 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저와 함께 창업하신 분들은 모두 이러한 방식의 운용을 2000년대 초반부터 했던 분들입니다. 과거의 노하우와 역량들이 쌓여 지금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에 오랫동안 몸 담아온 투자 전문가다.

그렇다면 그가 투자에서 쌓아온 '동물적 직감'과 AI 자동투자 중 어느 것을 신뢰할지 궁금했다. 직접 주식투자와 AI 자동투자 중 어느 것을 택하겠냐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 AI를 골랐다. 

"AI 투자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지배를 받게 돼 있어요. 저는 개별주식에 개인적으로 투자하지 않습니다. 모두 기계에 맡겨서 투자하고 있어요. 제가 만들었고 이게 맞다고 생각하니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죠.

이유는 경험에 있습니다. AI는 통계적이고 체계적인 판단을 내리잖아요. 이 판단이 단기적으로는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단이 이어지고 전체적인 정답의 확률을 살펴봤을 때는 AI 쪽이 훨씬 높은 거죠. 저는 AI가 저보다 훨씬 투자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 본격적 외형 성장기 진입, 최종 목표는 '금융투자 플랫폼' 

이 대표의 평가에 따르면 콴텍은 스타트업의 '죽음의 계곡' 시기를 넘어 본격적인 외형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그는 이제 콴텍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로 '얼마나 크고 많은 숫자'를 보여줄 수 있는지 성과를 통해 입증해야 할 때라고 봤다.

성장기를 대비하면서 콴텍의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콴텍은 23일 김한수 대표를 새로 영입하면서 기존 이상근 단독 대표에서 이상근∙김한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가 경영을 맡고, 이 대표는 개발 부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경영 전문가를 영업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무를 분화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콴텍의 흑자 전환시기로는 내년을 전망했다. 알고리즘을 연구하며 내실을 오래 다진 만큼 빠르게 성과가 날 것으로 봤다. 

"그동안은 사람을 늘리고 알고리즘의 역량을 쌓으며 투자를 추진했으니 적자를 봤습니다. 저희가 현재 금융사들과 큰 규모의 계약들을 여럿 추진하고 있는 만큼 손익분기점 달성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하나증권과 PB(프라이빗 뱅커) 플랫폼 구축 계약을 맺었어요. 고객들에게 AI에 기반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증권사 PB플랫폼에서 비대면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고객의 수를 기존보다 늘릴 수 있는 거죠. 이러한 계약들이 증권사별로 수가 늘어날 텐데, 이런 거래가 3~4개만 돼도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대표는 콴텍의 최종 목표로는 '운용을 기반으로 한 금융투자 플랫폼'을 제시했다. 주식과 ETF를 넘어 여러가지 형태의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투자 플랫폼이 되겠다고 했다. 

"콴텍의 앱을 통한 투자를 시장에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현재 은행이나 증권사 판매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투자가 저희에게로 넘어올 것으로 봅니다.

콴텍은 지금 주식과 ETF만 운용하고 있는데, 향후 증권형 토큰(ST)을 통해 다양한 자산을 매매할 수 있다면 그러한 자산도 저희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비즈니스모델을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자산운용이 기반이 된 금융투자 플랫폼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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