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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돌파구 절실, 신학철 여수 NCC 2공장 매각 저울질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8-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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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돌파구 절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730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학철</a> 여수 NCC 2공장 매각 저울질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6월1일 일본 인터콘티넨털 도쿄 베이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 'BC(Business&Campus)투어'를 주관하며 환영사를 하고 있다. < LG화학 >
[비즈니스포스트]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부문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신 부회장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지점으로는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매각이 꼽힌다.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가동 중단을 통해 재고자산을 줄이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석유화학 기초소재 부문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 공장 매각은 신 부회장의 석유화학 부문 체질개선에 본격적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LG화학에 따르면 여수 NCC 2공장의 재가동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공장은 2분기 정기보수가 끝났음에도 가동을 재개하지 않은 상태다. 

LG화학 관계자는 “여전히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어 여수 NCC 2공장을 언제 가동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는 석유화학기업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24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는 1톤당 165달러를 기록해 1년 4개월가량 손익분기점(1톤당 300달러)을 밑돌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난다는 의미다.

게다가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가동을 멈춘 덕에 재고자산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재고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조577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조2597억 원으로 12%가량 감소했다.

재고자산이란 기업이 제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지니고 있는 자산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불황 때는 제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재고자산이 쌓이면서 가치가 하락한다. 이는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LG화학의 재고자산 관리는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황 악화 지속으로 다른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의 재고자산이 같은 기간 1%대 감소에 그치거나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이에 신 부회장이 여수 NCC 2공장을 가동 중단에 이어 매각하는 데에까지 판단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여수 NCC 2공장 매각은 신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의 구조 재편, 즉 체질 개선을 위한 돌파구이자 본격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기간보다도 적은 2년가량을 가동한 대규모 석유화학 기초소재 생산설비를 정리하는 결단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18년부터 모두 2조 원을 들여 여수 NCC 2공장을 신설했고 2021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여수 NCC 2공장은 LG화학 전체 에틸렌 생산량의 24%(80만 톤)를 책임지고 있다.

앞서 6월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직원들에 이메일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의 사업재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이후 시장에서 LG화학이 여수 NCC 2공장을 매각 매물로 내놨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LG화학은 2차례 공시를 통해 여수 NCC 2공장 매각과 관련해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및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자산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돌파구 절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730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학철</a> 여수 NCC 2공장 매각 저울질
▲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전경. < LG화학 >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이 여수 NCC 2공장 매각을 통해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 등 얻을 것이 많다고 보고 있다. 매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등 석유화학 부문 일부에서 자산을 합리화(매각)할 수 있다”며 “이에 자금 조달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LG화학은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해 공장 매각을 선택한 바 있다. 여수 NCC 2공장 매각 역시 동일선 상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디스플레이용 필름 등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공장과 오창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 한 예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의 사업구조 재편의 방향성을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 자체 첨단소재 사업 부문의 양극재 중심 배터리 소재 사업에 주목하고 있지만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사업 내에서도 체질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 부회장의 석유화학 사업 체질개선의 방향성은 '친환경'에 방점이 찍혀 있다.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 친환경 소재로 육성하고 있는 제품은 소비자 사용 뒤 재활용 플라스틱(PCR) 즉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나프타를 적용한 고흡수성수지(SAP), 폴리염화비닐(PVC) 등이 있다.  

최근 LG화학이 1년여에 걸쳐 진행했던 충남 대산 스티렌모노머(SM) 철거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LG화학은 이 부지에 친환경 소재 관련 신규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의 고부가가치 사업화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인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와 배터리 도전재에 쓰이는 탄소나노튜브(CNT)다. 이 두 소재는 당장 2분기 석유화학 부문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6월 일본 인터콘티넨탈 도쿄 베이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인 ‘BC(비즈니스&캠퍼스)투어’에서 “LG화학은 석유화학 중심에서 ‘글로벌 과학기업’으로 사업구조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석유화학 사업을 놓는다는 것이 아니라 사업구조를 재편해 다양한 수익창출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3대 신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을 꼽는다. 2030년 매출 목표 기준 높은 성장성을 가진 배터리 소재가 30조 원으로 가장 많지만 석유화학 부문의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도 8조 원이라는 적지 않은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화학은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석유화학 사업을 ‘중요 현금창출원(캐시카우)’로 지칭하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재 LG화학 석유화학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LG화학이 역대 최고인 연결기준 영업이익 5조255억 원을 거뒀던 2021년, 석유화학 사업은 그 중 78%에 이르는 3조3204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용 필름에 이어 NCC 등 일부 기초소재 분야에서 구조적 불황이 길어지면서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해당 사업의 재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 선두 기업으로 석유화학 이외에 배터리, 배터리 소재 등으로 사업구조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다.

여수 NCC 2공장 매각이라는 결단은 석유화학 사업이 지속적으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데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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