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알뜰폰 사업까지 활용해 ‘NH올원뱅크’ 슈퍼앱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NH농협은행이 이동통신망 사업자(MVNO)와의 제휴로 알뜰폰 사업에 간접 진출한 것을 두고 당분간은 올원뱅크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정식 사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모바일 'NH올원뱅크' 슈퍼앱 구축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NH농협은행 >
22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석용 행장은 올원뱅크를 카드와 보험, 증권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재탄생시키는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구축’ 사업에 나선다. 이를 통해 올원뱅크를 카드와 보험, 증권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재탄생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수기 IT부문 부행장은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의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중요한 프로젝트로 이를 통해 더 쉽고 편하며 친절한 디지털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다”며 “성공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중심 초혁신 디지털뱅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1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고 SK C&C가 도맡는다.
SK C&C도 이에 맞춰 17일 농협 ‘디지털 전환 구축’작업에 착수해 21개월 동안 △고객 중심 슈퍼액 구축 △대고객 프로세스 개선 및 사용자 환경·경험(UI·UX) 구현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행장은 3월 속도를 높이고 새단장한 올원뱅크 앱을 소개하며 “농협금융 대표 앱 ‘New NH올원뱅크’를 통해 고객의 금융생활을 단 하나의 앱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완성하겠다”며 “사랑받는 금융권 대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에서도 “농협은행 대표 종합플랫폼 올원뱅크를 온 국민이 애용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알뜰폰 사업에도 올원뱅크를 통해 진출하며 슈퍼앱 구축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금융뿐 아니라 일상생활 관련 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앱 사용자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은 21일 알뜰폰 사업자 프리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 앱 ‘NH올원뱅크’에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고객에 조금이라도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올원 뱅크 앱을 ‘슈퍼앱’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며 “금융권도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흐름이고 농협은행도 모든 서비스를 올원뱅크에서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전략이고 목표다”고 설명했다.
▲ 농협은행은 21일 모바일 앱 올원뱅크를 통해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 < NH농협은행 >
실제로 금융사들이 소비자를 자사 모바일 앱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비금융 서비스를 탑재하는 것은 이제 익숙한 일이다.
수협은행의 바다여행 정보 제공 서비스부터 토스의 만보기, 뱅크샐러드의 유전자검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비금융서비스가 금융사 앱에 실리고 있다.
알뜰폰 사업과 같은 은행 부수업무는 미래먹거리로 꼽힌다는 점에서 농협은행의 행보는 더욱 시선을 끌어당긴다.
특히나 비금융 사업은 비금융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설계하기도 수월하다는 강점이 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이 대표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리브엠은 은행이 기존에 수행하지 않던 통신의 일로 비금융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며 “금융데이터와 비금융데이터 사이 결합해 해당 은행이 소비자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농협은행은 알뜰폰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계획은 아직까지 세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이 4월에 알뜰폰 시장 직접 진출을 검토한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제휴를 맺고 진출했고 현재로서는 직접 진출 계획은 없다”며 “금융사가 비금융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전문성 문제 등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