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행장이 소비자금융사업 폐지 뒤 한국씨티은행을 기업금융에 특화한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면서 연임 기반을 다지고 있다.
17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유 행장의 임기가 올해 10월27일 끝난다. 유 행장은 2020년 10월 취임하며 임기 3년을 부여받았다.
▲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2020년 10월 취임해 2023년 10월 임기가 끝난다. |
유 행장은 취임 뒤 소비자금융사업의 단계적 폐지에 따른 대규모 희망퇴직 실시 등 험난한 과정을 무사히 매듭짓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체질 변환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10월 모기업인 씨티그룹의 전략에 따라 소비자금융사업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에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점이 주효했지만 기업대출 자산 증가가 개인대출 자산 감소를 상쇄한 점도 순이익 상승에 보탬이 됐다.
개인대출 자산은 6월 말 기준 6조172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2.7% 줄었다. 반면 기업 및 공공대출 자산은 1년 전보다 19% 증가한 9조6964억 원으로 파악됐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기업대출은 상반기에 개인사업자 대출의 감소에도 환매조건부채권 매수, 대기업 원화대출금 및 외화대출 등의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에 순이익 177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25.7% 증가했다. 소비자금융사업을 철수하기 전인 2021년 상반기(801억 원)와 비교해도 실적이 좋아졌다.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금융 부문 성장에는 유 행장의 역량과 노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유 행장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여겨진다. 30년 넘게 기업금융 분야에서만 일했다.
1987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해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와 다국적 기업부 심사역, 다국적기업 본부장, 기업금융상품 본부장, 기업금융그룹장 등을 맡으면서 기업금융 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유 행장은 소비자금융사업의 단계적 폐지 뒤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먼저 주요 임직원과 함께 기업금융 중심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기업금융 강화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이후 기업고객 대상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한국씨티은행만의 경쟁력을 갖춰나갔다.
한국씨티은행은 본래 대기업 대상 기업금융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데 앞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 유명순 씨티은행장(오른쪽 두 번째)이 7월24일 ‘쿨코리아 챌린지’ 참여를 기념해 직원들과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
유 행장이 한국씨티은행의 체질을 안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만큼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이 기업금융 강화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한 만큼 이사회가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크다.
유 행장은 상반기 실적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씨티은행은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업금융그룹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 고객들의 해외 진출과 해외 기업 고객들의 한국 투자 확대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