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의 모회사인 통신회사 KT가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김영섭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뽑을 준비를 하고 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도 반대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노동조합에서도 찬성한 만큼 그대로 선임될 것으로 여겨진다.
김 대표가 취임을 앞둔 시점에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는 서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김 대표가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꼽힌 데는 이전 LGCNS 대표이사로 일하며 실적에 큰 성과를 낸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LGCNS의 실적 성장을 이끈 만큼 KT의 주주들도 김 대표에게 KT와 그 계열사의 실적 성장을 주문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계열사 경영진의 라인업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서 행장의 연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순이익 147억 원을 거뒀다. 2022년 2분기와 비교하면 31% 감소했다. 다만 앞서 1분기 순이익(104억 원)보다는 41.4%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케이뱅크의 실적은 점차 좋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여신 잔액 12조6700억 원, 수신 잔액 17조370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보다 여신 잔액은 42.6%, 수신 잔액은 45.2% 급증했다.
2023년 2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약 900만 명으로 2022년 2분기보다 107만 명이 늘었고 아파트담보대출 신규 취급액도 약 9천억 원 증가했다.
▲ 케이뱅크의 모회사 KT 대표이사가 교체되며 올해 임기가 끝나는 서 행장의 거취를 두고 여러 시선이 나온다.
서 행장은 이번 실적을 두고 “2분기에는 안정적 담보대출 성장을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에 집중했다”며 “하반기에는 중저신용대출 확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자동차금융이나 모임통장 같은 다양한 생활밀착형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과 함께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서 행장이 취임한 2021년부터 순이익 흑자를 거두기 시작했다. 당시 1년 동안 거둔 순이익이 224억 원이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설립해 4년 동안 KT 출신을 은행장으로 선임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 행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출신으로 첫 외부 인사다.
서 행장은 취임하며 케이뱅크 임직원들에 스톡옵션을 부여해 동기를 높였으며 고객 수 증가, 대출 상품 다각화, 해외송금 서비스 지역 확대,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자유적금 상품 출시 등을 이끌었다.
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서 행장의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행장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실적 하락세를 돌려세웠다고는 하지만 2022년 상반기보다 실적이 위축된데다 고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알렸던 자동차금융과 모임통장 등의 상품 출시도 구체적인 일정 없이 하반기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3월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뒤 아직 본격 재개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KT에 김 대표가 새로 취임하는 만큼 모기업과 계열사의 전체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김 대표가 원하는 다른 새로운 행장이 취임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