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Forum
KoreaWho
BpForum
KoreaWho
기업과산업  항공·물류

[채널Who] HMM 해운업계 풍랑 이겨낼 선택은? 머스크의 길과 MSC의 길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8-17 08:3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HMM은 이미 한차례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을 이겨내고 찬란한 영광을 획득한 경험이 있다. 바로 2M 주도로 2010년대에 벌어졌던 1차 해운업계 치킨게임이다.

HMM은 과연 1차 해운업계 치킨게임을 이겨냈던 것처럼, 다가오는 해운업계의 풍랑을 다시 한 번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HMM이 1차 해운업계 치킨게임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리고 지금 다가오는 해운업계의 풍랑의 근본적 원인이 1차 치킨게임 때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차 해운업계 치킨게임을 온전히 HMM의 힘으로 이겨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론 HMM 구성원들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한 것도 당연히 중요한 이유였지만 HMM의 승리에는 절대로 국적 선사를 놓칠 수 없었던 정부의 의지가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치킨게임 당시 현대그룹 산하에 있던 HMM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알짜 자산인 현대부산신항만(현 PSA현대부산신항만)을 매각하고 자동차선과 LNG선, 전용선사업부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런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HMM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그 때, HMM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한진해운의 파산이었다.

한진해운이 파산하면 국내 대형 컨테이너 선사는 HMM 하나만 남게 된다. 물론 한진해운의 노선 일부를 떼어간 SM상선이 있긴 했지만 규모 면에서 한국의 해상물류를 책임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반드시 국적 대형 컨테이너 선사를 하나라도 남겨야 하는 정부로서는 HMM을 반드시 살리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 셈이다. HMM은 결국 2016년 7월 채권단(산업은행) 관리체제에 들어가 기업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국내 컨테이너 해운 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됐다. 정부는 HMM에게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지원했다. 치킨게임에서 살아남는 법은 덩치를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운업체가 선복량을 늘리려면 조선사에서 배를 사와야 하기 때문에 HMM을 지원하는 것은 한국 조선업계에도 굉장히 이득이 되는 일이기도 했다.

결국 HMM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천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포함한 대형 컨테이너선박 20척을 발주했고, 이는 HMM이 다시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는 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만약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된다면 HMM은 같은 방법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때처럼 막대한 양의 자본을 투입해 그 돈으로 선복량을 크게 늘리면 버틸 수 있게 될까?

물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저번 영상에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다른 글로벌 해운사들 역시 선복량을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변화하는, 격랑의 해운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해답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해답은 1차 치킨게임 당시와는 달라진 현재의 상황이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

1차 치킨게임에 대한 대응은, HMM뿐 아니라 대부분 선사들이 대동소이했다. 컨테이너 선사를 여럿 보유한 나라들은 국가 주도로 그 기업들을 하나로 합쳐 덩치를 불렸고 선사가 이미 하나밖에 남지 않은 국가들은 그 하나를 살리기 위해 돈을 쏟아부어서 덩치를 불렸다. 결국 모두 ‘덩치를 불린다’로 귀결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애초에 해운업계의 새로운 풍랑을 불고온 머스크와 MSC의 결별 이유 자체가 현재 해운업계의 상황을 놓고 각자가 품고 있는 해답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머스크는 종합물류의 길을, MSC는 컨테이너 해운 집중의 길을 살펴보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MSC 역시 해운회사가 아닌 다른 물류회사를 인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MSC가 현재 선복량을 늘려가는 상황을 보면 MSC는 확실하게 가장 메인 시장으로 컨테이너 해운을 타겟팅 하고 있다”며 “머스크와 MSC의 길이 확실하게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얼라이언스를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옅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 역시 삼성SDS의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에 게재한 ‘2M얼라이언스 해체 의미와 영향’이라는 칼럼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2M이 해체하게 된 배경은 다양하게 유추할 수 있지만 첫 번째 원인은 MSC와 머스크가 가지고 있는 미래 비전에 대한 불일치다. 머스크는 해운기업에서 종합물류기업화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반면 MSC는 기본적으로 해운 산업이 기업 전체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두 기업 간의 컨테이너 해운산업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장기적인 협력관계에 걸림돌이 되었을 수 있다.”

머스크와 MSC뿐 아니다. 지금 글로벌 해운 회사들의 길은 이 두 가지로 갈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선복량 기준 세계 3위 선사, 프랑스의 CMA-CGM은 머스크와 비슷하게 종합물류 기업을 꿈꾸고 있는 반면 세계 5위 선사, 독일의 하팍로이드는 컨테이너 해운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팍로이드는 한화오션에 주문했던 12척의 2만4천TEU급 선박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을 올해 7월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HMM은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될까? 머스크의 길일까 아니면 MSC의 길일까? 그것도 아니면 혹시 제3의 길은 없는 걸까?

다음 영상에서 이 이야기를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

인기기사

구글, 10월15일부터 '유튜브 쇼츠' 최대 길이 3분으로 연장 이동현 기자
하이브, 한글날 맞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BTS 협업 상품 '달마중' 출시 장은파 기자
삼성전자 엑시노스2500, 내년 갤럭시S25FE와 갤럭시Z폴드7 탑재 가능성 김호현 기자
이수만 떠난 SM엔터테인먼트 새바람, 탁영준 하이브식 운영으로 안착한다 김민정 기자
민주당 조국혁신당,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단일화 합의 조충희 기자
엔씨소프트 반등 열쇠 '저니오브모나크' 굿 스타트, 방치형게임 쏟아져 흥행은 '글쎄' 이동현 기자
석유공사 '연임' 김동섭 국감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 힘겨운 방어전 예상 이상호 기자
영화 ‘베테랑2’ 700만 관객 눈앞, OTT ‘흑백요리사’ 처음으로 1위 올라 윤인선 기자
테슬라 ‘로보택시’에 자체 배터리 활용 전망, LG엔솔 파나소닉 수혜 불확실 이근호 기자
민주당 의원총회서 금투세 결론 못 내고 지도부에 위임, '유예' 결단 남은 듯 김대철 기자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