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아산시 곡교천 너머 아파트 단지가 늘어서 있다. 아신시는 1995년 아산군, 온양시가 통합해 출범했으며 현재 인구는 31만 명 수준으로 충남 제2의 도시가 됐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소도시의 폭염 증가 추세가 대도시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도시 도시화로 인구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기상청은 16일 지난 48년(1973∼2020년)의 국내 30곳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도시화 효과가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8곳(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수원·울산), 인구 30만 이상 중소도시 8곳(청주·천안·전주, 포항·제주·구미·진주·원주), 인구 10만 안팎의 비도시 14곳 등이다.
조사 결과 48년 동안 10년당 연평균 기온의 상승폭은 대도시 8곳이 섭씨 0.36도, 중소도시 8곳이 섭씨 0.38도였다. 전체 평균으로는 섭씨 0.37도 상승했다.
기온 상승의 24∼49%는 도시화 효과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도시에서 도시화에 따른 기온 상승 효과는 29∼50%로 대도시의 22∼47%와 비교하면 더욱 큰 것으로 추정됐다.
하루 최고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폭염일’ 역시 10년마다 중소도시는 1.8일 늘었지만 대도시는 1.6일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도시의 두드러진 기온 상승은 기상관측소 사이 직선거리가 50km 이하인 두 지역의 기온 변화를 대조해 보면 더욱 분명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도시인 대구에서 10년당 폭염일이 2.2일 증가할 때 인접 중소도시인 구미는 2.7일이 증가했다.
그밖에도 대전(대도시)이 1.1일 증가할 때 청주(중소도시)가 1.7일 증가, 울산(대도시)이 0.5일 증가할 때 포항(중소도시)이 1.1일 증가하는 등 중소도시가 인접 대도시보다 폭염일수 증가 폭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의 도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더 큰 데는 인구 증가 추세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도시는 인구 증가 추세가 1990년대 이후에 정체되었으나 중소도시의 인구는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 대도시-중소도시의 인구비율 변화와 도시-비도시 기온 편차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기상청> |
대도시의 인구 비율은 1990년대에 52% 정도로 최고점에 이른 뒤 다소 감소했지만 중소도시의 인구 비율은 최근에 31% 정도로 최고치까지 올랐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인구 비율 변화와 맞물려 도시와 비도시 사이 기온 편차의 증가 추세는 조사기간 전반 24년(1973~1996년)에는 대도시에서 더 크고 조사기간 후반 24년(1997~2020년)에 중소도시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최근 중소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이 폭염이라는 극한 현상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상청은 온난화에 따른 극한 현상 등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분석해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화에 따른 기온 상승 효과를 추정하는 데는 '도시 평균기온과 시골 평균기온 차', '경험적 직교 함수(EOF)를 이용한 추정', '관측자료에는 도시화 효과가 포함됐다고 가정하고 재분석자료와 비교' 등이 사용됐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