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들어진 자체 AP 엑시노스를 확장현실기기에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이르면 연내 공개할 확장현실(XR) 기기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된 자체 모바일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엑시노스2200은 지난해 발열 문제를 겪었는데 이를 개선해서 내놓는 것인 만큼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수율(양품 비율)을 비롯해 4나노 공정 기술력에 가진 자신감이 배경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확장현실 전문매체 VR투오루오는 10일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확장현실 기기에 엑시노스2200이 탑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월 공개된 엑시노스22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됐다.
엑시노스2200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모바일프로세서로 사용됐다. 모바일프로세서는 모바일 기기의 두뇌역할을 담당해 제품성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다만 엑시노스2200은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됐을 당시 심한 발열과 사용 도중 성능 저하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으로 퀄컴의 모바일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 1세대’도 생산했는데 이 제품도 지나친 발열로 비판이 일었다.
이로 인해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를 놓고 4나노 공정을 비롯한 첨단공정 제조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의 높은 수율을 바탕으로 대형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경 사장이 2022년 1월3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읽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더구나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은 2022년 상반기에 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해 퀄컴이 원하는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잇따르자 퀄컴은 스냅드래곤8 2세대의 생산을 전량 TSMC에 맡겼다.
경 사장 역시 지난 5월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연에서 “냉정하게 보면 4나노 공정에서 TSMC에 2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들어 4나노 공정을 빠르게 개선하고 수율도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 수율이 75%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 수율을 50%대로 추정했는데 단 반년 만에 20%포인트 넘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경 사장도 4나노 공정 제품에 최근 들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경 사장은 7월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년 말이면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부터 양산 제품의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연내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확장현실 기기의 AP로 엑시노스2200을 채택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경 사장의 이런 4나노 공정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확장현실 기기는 고해상도 화면을 재생하는 동시에 음성과 제스처(손짓)를 인식하는 등 높은 수준의 연산처리 기능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신체에 직접 접촉해서 사용하는 기기인 만큼 발열제어가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