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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시장 하반기 경쟁 치열, 현대차그룹 GM의 신차 공세 막아낼까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8-07 17: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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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시장 하반기 경쟁 치열, 현대차그룹 GM의 신차 공세 막아낼까
▲ GM이 올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신차 3종을 내놓고 판매 확대를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이 GM의 공세를 이겨내고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쉐보레 블레이저EV. <쉐보레>
[비즈니스포스트] 제너럴모터스(GM)가 블레이저 EV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전기차 신차 3종을 미국 시장에 내놓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에서 박빙의 차이로 GM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GM의 공세를 이겨내고 미국 전기차 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와 일렉트렉 등 현지 외신을 종합하면 GM의 쉐보레 브랜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생산공장에서 블레이저 EV RS 4륜구동(AWD) 모델 배송을 시작해 최근 고객 인도에 들어갔다.

미국 판매를 시작한 블레이저 EV RS AWD 모델의 시작가격은 6만215달러다.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블레이저 EV 2LT 전륜구동(FWD) 모델은 4만7595달러로 한층 낮은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오닉5 시작가격은 4만1450달러, 아이오닉6 4만3천 달러로 블레이저 EV 기본모델보다 가격이 낮지만 미 연방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7500달러를 고려하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GM은 올해 말까지 블레이저 EV를 시작으로 이쿼녹스 EV, 콜로라도 EV 등 미국 정통 인기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버전 신차 3종을 미국에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1천만 원 가까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상반기 전기차 33만6892대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해 압도적 선두 자리를 꿰찼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3만8457대의 전기차를 팔아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3위에서 올해 상반기 한 계단 올라섰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연간 판매 순위에서 4위에 그쳤던 제너럴모터스(GM)는 가격경쟁력이 좋은 볼트EV 판매 호조에 힘입어 3위(3만6322대)로 도약했다.

4위는 2만6538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이 차지했고 지난해 미국 전기차 연간 판매 순위에서 0.5% 박빙의 차이로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던 포드는(2만5709대) 5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8월 시행된 IRA는 북미에서 최종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980만 원)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미국에 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모두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에 오르며 선전한 것이다. 이는 IRA와 관계없이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리스 등 상업용 판매 물량을 늘리고 전기차 모델에 인센티브(딜러에 지급하는 판매 보조금)를 공격적으로 지급한 단기 전략이 성과를 낸 덕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반기 미국 전기차시장에서는 전기차 신차를 현지에 출시한 브랜드들이 판매량을 폭발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에 판매하는 전기차 모델이 EQS 단 1종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 EQB, EQE, EQS SUV, EQE SUV 등 전기차 라인업을 5종으로 늘려 현지 전기차 판매량이 470%나 급증했다.

BMW 역시 iX와 i4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올 상반기 플래그십 세단 전기차 i7을 투입한 데 힘입어 판매량을 62.9% 늘렸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5.8%로 아직 현지 전기차 시장이 개화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각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면 현지 전기차 시장 전체가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올해 하반기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 경쟁에는 각 완성차업체가 현재 갖추고 있는 전기차 라인업과 새로 출시하는 전기차 신차 유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를 제외하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코나EV와 니로EV, 준중형 SUV 아이오닉5와 EV6, 중형 세단 아이오닉6로 이어지는 5종의 탄탄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또 올해 4분기부터 대형 SUV EV9 미국 판매를 시작해 전기차 라인업이 6종으로 늘게 된다.

반면 지난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포드는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과 중형 SUV 머스탱 마하-E, 대형 밴 E-트랜짓을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2025년 미국 출시 계획을 세운 3열 SUV 전기차 이전엔 새로 출시하는 전기차 신차가 없다.

폭스바겐그룹도 올해 미국에 출시하는 신차가 없는데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를 제외하면 ID.4 단 1개 차종에 그친다. 

GM, 포드와 함께 미국 '빅3'로 꼽히는 스텔란티스는 아직 미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상반기 내연기관차 포함 미국 자동차 판매 2위에 오른 토요타그룹은 렉서스를 포함해도 미국 판매 전기차 모델이 단 2종에 불과하다.

또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미국에서 추가적으로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상반기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라인업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EQS의 시작가격은 10만5550달러(약 1억3800만 원)으로 IRA 보조금 세단 가격 상한(5만5천 달러)의 2배에 달한다.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2만3071대로 6위, BMW는 1만1662대로 8위에 올랐지만 현대차그룹과 비교하면 각각 1만5386대, 2만6795대나 적을 정도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현대차그룹이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전용공장 건설을 완료할 때까지 미국 전기차시장에서는 테슬라를 제외한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GM의 2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 7위 아이오닉5와 10위 EV6를 비롯해 니로 EV, 코나 EV를 20위권에 올려놨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20위 권에 4개 차종을 올린 브랜드는 현대차그룹뿐이다.

다만 GM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일부 고급 차종을 제외하고 볼트 EV 및 볼트 EUV(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하반기 전기차 3종 추가 출시로 4종의 막강한 양산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특히 GM이 밝힌 이쿼녹스 EV의 시작가격은 약 3만 달러로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현대차 코나 EV, 기아 니로EV 보다도 낮은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실버라도 EV의 모티브가 된 내연기관차 실버라도는 지난해 미국 연간 자동차 판매에서 전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모델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 하반기 경쟁 치열, 현대차그룹 GM의 신차 공세 막아낼까
▲ 3열 전기 SUV EV9의 모습. <기아>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점유율 순위 보다는 내부 목표 달성에 집중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초기 브랜드별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변동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는 내부적 판매 계획을 차질없이 가져가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올해 세운 전기차 판매목표를 달성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목표는 13만1천 대다. 이는 지난해 현지 전기차 판매량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목표치의 29.4%에 그쳤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인센티브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신차 EV9의 성공적 미국 상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도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전기차 생산을) 현지화하는 데는 차종별로 1년에서 2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IRA 혜택을 볼 수 없다"며 "전기차 쪽으로 인센티브를 집중해서 사용해 가격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 시대로 들어가면서 전기차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렇게 비정상적 격화된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양보되는 한이 있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지키는데 무게를 두고 이 비정상적 시점을 정면 돌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기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쓴 만큼 전기차 인센티브 지급을 위한 이익체력은 충분하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을 따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상반기 아이오닉6를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하며 IRA 시행 전인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전기차 판매량을 50%가량 늘렸지만 전기차 신차 출시가 없었던 기아는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29.8% 줄었다.

이에 기아는 4분기부터 미국 판매를 본격 시작하는 EV9의 단단한 수요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EV9은 대규모 인센티브를 투입하지 않아도 미국에서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EV9와 같은 3열 전기 SUV는 선택지가 넓지 않은 데다 그나마 있는 현지 시판 모델들의 가격은 대부분 IRA가 규정한 SUV 보조금 지급 가격 상한인 8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 켈리블루북(KBB)은 미국에 판매될 EV9 시작가격을 5만5천 달러(약 7천만 원), 모든 옵션을 다 넣으면 7만 달러(약 895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테슬라 모델X에는 9만8490달러(1억2600만 원),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에는 11만 달러가 넘어서는 가격이 책정됐다.

IRA가 시행된 후에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지켜온 현대차그룹이 EV9을 앞세워 GM의 신차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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