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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철근 누락 사태 주택공급에 미칠 영향은, 3기 신도시 되풀이되는 '악몽'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08-07 16: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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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순살 아파트' 사태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택공급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3기 신도시는 본격적 조성공사 발주를 앞두고 또 악재를 만나게 됐다. 앞서 2021년에도 직원 땅 투기 사태에 따른 사업 전면 백지화 요구 등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잔혹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LH 철근 누락 사태 주택공급에 미칠 영향은, 3기 신도시 되풀이되는 '악몽'
▲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철근누락’ 아파트 사태로 주택공급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7일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공공아파트 부실시공 무더기 적발 사태가 전관특혜 등 건설 이권 카르텔 문제로 확산하면서 권한 축소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내부에서도 아파트를 포함한 공사 발주 관련 평가와 심사를 아예 외부기관에 맡기는 등 업무이관까지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장 하반기 3기 신도시 조성공사 등 정책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3기 신도시는 올해 5개 지구가 모두 착공 단계에 돌입하면서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현재 인천계양 건설공사 아파트 건설공사를 비롯해 고양창릉, 남양주 왕숙·왕숙2, 부천대장, 하남교산 등 6천억 원 규모의 3기 신도시 4곳 조성공사에 대한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이한준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앞서 5월 경남 진주 LH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 주택공급을 늘려 토지 조성원가를 낮추는 등 세부 개발계획을 내놓았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입주 전에 광역교통체계를 먼저 구축해 분양 흥행에도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 5월 말에는 별도로 예산을 들여 3기 신도시 기대감을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홍보 광고 제작에도 나섰다.

이 사장은 지난달에도 3기 신도시 조성공사가 포함된 2023년 하반기 8조2천억 원 규모 발주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사·용역을 적기에 발주해 도시건설, 주택공급 등 정책사업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토지주택공사는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에 이어 발견된 공공아파트 전단보강근 누락 사태로 조직 자체가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사업 경영에도 여러 변수가 생긴 상황에 놓였다.

정부 주택사업 주무관청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도 큰 상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7월30일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LH라는 공기업이 지은 아파트에서 이런 일(전단보강근)이 발생한 점이 정말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 건설산업 전체 이권 카르텔과 전쟁을 선포하고 칼을 빼들면서 건설사 등 업계에서도 공공아파트 공사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관점에서 토지주택공사 등이 발주하는 공공아파트 공사는 가뜩이나 낮은 공사비 등으로 수익성을 맞추기가 어렵다.

최근에는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원자재값 상승, 자재수급 문제 등으로 국내 주택사업 업황은 더욱 쉽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주택 착공 실적은 9만2490세대로 2022년 상반기보다 50.9% 감소했다.

1~5월까지 분양실적을 살펴보면 일반분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5%, 임대주택은 65.5% 줄어 임대주택 감소 폭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정부의 관리감독도 한층 강화될 것을 고려하면 부가 인력과 시스템 관리 비용도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LH 철근 누락 사태 주택공급에 미칠 영향은, 3기 신도시 되풀이되는 '악몽'
▲ 3기 신도시 위치도. <3기 신도시 공식홈페이지>

3기 신도시는 앞서 2021년 토지주택공사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사태 때도 큰 부침을 겪었다.

토지주택공사 일부 전·현직 직원들이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일반 국민들부터 3기 신도시 토지주인들 사이에서도 신도시 개발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드러난 광명·시흥 신도시에서는 토지협상이 진행되지 않았고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등 지구들도 토지보상절차 지연 등 어려움을 겪었다.

3기 신도시 사업은 현재도 철거사업권 등을 두고 주민과 마찰 등 사업 추진에 현안이 쌓여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3기 신도시 하남교산지구에서는 주민들이 철거공사 사업권을 주민단체생계조합에 줄 것을 요구하면서 철거작업이 수개월 동안 지연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갈등을 일단락 하더라도 다른 지구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등의 하나로 수도권 주택시장 및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에 근거해 계획한 공공주택지구다.

남양주왕숙(5만4천 호)·왕숙2(1만4천 호), 하남교산(3만3천 호), 인천계양(1만7천 호), 고양창릉(3만8천 호), 부천대장(2만 호) 등 5개 지구에서 모두 공공주택 17만6천 세대를 조성해 공급한다.

토지주택공사 전자조달시스템을 보면 올해 하반기 4개 지구 조성공사 발주가 시작됐다. 4일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2공구 사업발주계획이 올라왔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사업은 공공아파트 전단보강근 누락 사태와 별도로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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