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스키 IPCC 의장 선출자는 독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서 명목적 목표에 집착하거나 종말존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의장 선출자가 기후변화 대응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짐 스키 의장은 명목적인 목표에 집착하거나 종말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3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스키 의장이 “지구의 온도 상승이 파리협정에 따른 목표인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도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스키 의장은 “명목상 목표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둬서는 안 된다”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절망하거나 충격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IPCC 의장에 선출된 직후 주간지인 슈피겔 등 독일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스키 의장은 기후위기 대응에 실패하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등 종말론적 태도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데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도 짚었다.
이어 “우리가 멸종할 운명에 처했다는 메시지는 오히려 사람들을 마비시키고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라 인류의 삶이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은 분명한 만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스키 의장은 “1.5도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세상이 끝나지는 않더라도 분명 더 위험해 질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더 많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사회적 긴장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5도 목표'란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정에 서명하면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세운 후 쓰이는 용어다.
IPCC는 3월 IPCC 제6차 평가(AR6) 종합보고서를 통해 '1.5도 목표'가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2021~2040년)에 깨질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한 적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사회적 인프라 마련과 새로운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봤다.
스키 의장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더욱 기후를 의식하면서 살려면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가령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지 않다면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가 현재 취하는 모든 조치는 도움이 되고 있고 비용 대비 효과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의 포집 및 지하 저장 등 기술적 해결책 없이는 대응이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IPCC 의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자본의 흐름에서 진전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스키 의장은 “세계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만한 충분한 돈이 있다”며 “문제는 이 돈이 적재적소에 흘러 들어가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