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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GM·BMW·벤츠 '충전 동맹', 테슬라 독점 막고 전기차 수요 늘린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7-27 17: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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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GM·BMW·벤츠 '충전 동맹', 테슬라 독점 막고 전기차 수요 늘린다
▲ 현대기아차와 GM, 스텔란티스 포함 7곳의 완성차기업이 합작법인을 세우고 북미지역에 3만여 개의 충전 설비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역에 설치된 현대 전기차 충전소인 이피트(E-pit).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주요 완성차기업들과 함께 합작 법인을 세우고 북미지역에 전기차(EV) 충전설비 3만여 개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북미지역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도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자 경쟁사들이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충전 시설이 부족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전설비 보급이 향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로이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포함한 7곳의 기업은 합작 법인을 세우고 2030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 최소 3만여 개의 급속 충전기를 설치해 테슬라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합작 법인은 (현대차가 사용하는) 결합충전 시스템(CCS)방식과 테슬라의 북미충전표준(NACS) 방식을 둘 다 지원하겠지만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와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합작 법인에 투자하는 다른 기업은 GM과 BMW 및 혼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텔란티스다. 2024년 여름에 우선 미국 도심과 주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충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로이터는 자동차 판매를 두고 경쟁하는 기업들이 모여 합작 법인을 세우는 이유가 테슬라의 충전 시장 독점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부 집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미지역에는 8700여 곳의 충전소에 모두 3만6천 개 가량의 급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의 설비는 2만2천 개로 과반인 61.1%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말까지 미국에 급속 충전기 설치 대수를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테슬라 이외 기업의 전기차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향후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 독점적 지위를 누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합작 법인에 참여하는 기업들로서는 테슬라가 점유율을 바탕으로 강력한 협상력을 내세워 비싼 사용료를 요구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충전 설비를 설치해서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을 노릴 공산이 크다. 
현대기아차·GM·BMW·벤츠 '충전 동맹', 테슬라 독점 막고 전기차 수요 늘린다
▲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1위 기업인데 전기차 충전설비 점유율도 60% 넘게 확보했다. 사진은 지난 2월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위치한 테슬라 전기차 충전설비 '슈퍼차저'의 모습.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북미 충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가 전기차 판매고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고개를 든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충전소의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한 곳인 미국은 중국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전기차 보급 비율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 이에 충전소의 부족이 그 이유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전기차의 재고량이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AP통신은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 보고서를 인용해 테슬라와 리비안을 제외한 다른 전기차 기업들의 재고 물량이 103일 동안의 판매량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와 리비안은 오프라인 딜러를 통한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내연기관차의 재고량은 53일치의 판매량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전소 부족으로 불편을 느낄 것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장분석기관 S&P 글로벌의 모빌리티 전문가 스테파니 브린리는 AP통신을 통해 “충전 설비가 늘어날수록 북미지역에서 전기 자동차 판매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테슬라가 충전 시장에서 가질 영향력을 줄이면서 동시에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전기차 경쟁사들과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기 충전소를 운영하는 데는 자동차 제조와는 다른 기술이 필요해 합작 법인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 충전 설비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블렛EV 차징 솔루션’의 공동 최고경영자(CEO) 안드레스 핀터는 로이터를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는 전기차 충전소에 필요한 전기 기술자나 부품 제조업체와 함께 일 하는 경험이 부족하다”며 “(테슬라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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