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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친환경선박 경쟁 치열해져, 정기선 기술로 초격차 굳히기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7-20 15: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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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선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선박 분야의 다양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선박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경쟁사들 추격이 거센 만큼 만큼 정 사장으로서는 기술확보에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HD한국조선해양 친환경선박 경쟁 치열해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기술로 초격차 굳히기
정기선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친환경선박 분야의 다양한 기술을 먼저 확보하며 친환경선박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해운사들이 친환경선박 도입을 늘리면서 주요 조선사들의 친환경선박 분야 수주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해운업계에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선박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7일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2050년까지 2008년 배출량 대비 50% 감축한다는 기존 목표치를 크게 높인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탄소배출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경제적 부가조치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해운사들의 친환경선박 발주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선박발주량 4204CGT(표준환산톤수) 가운데 친환경선박은 2606만CGT(표준환산톤수)로 그 비중이 60%를 넘었다. 

조선업계는 앞으로 친환경선박 도입 추세가 더 가팔라질 뿐만 아니라 친환경선박 가운데서도 친환경성이 높은 선종의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술 경쟁력을 지닌 조선사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선박 분야에서도 경쟁사들을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메탄올로 추진하는 선박을 최초로 만든 곳도 HD한국조선해양이다. 현재 메탄올 추진선에서 경쟁사들을 크게 뛰어넘는 수주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만 후발주자들도 친환경선박 분야에서 선발주자인 HD한국조선해양을 빠르게 추격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만 선사 에버그린은 24척의 대형메탄올 이중연료컨테이너선을 발주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16척을 수주했다. 나머지 8척은 일본 니혼조선이 건조한다. 

현재까지 발주된 109척의 메탄올 추진선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은 43척을 수주했는데 그동안 수주 성적이 없었던 삼성중공업이 한꺼번에 16척이나 수주해 성큼성큼 뒤쫓아 오는 모양새가 됐다. 

친환경선박이 앞으로 조선업의 초호황(슈퍼사이클)을 이끌 핵심 분야로 꼽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조선업의 핵심적 경쟁 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기선 HD한국조선해양 사장으로서도 현재의 선두 자리에 안주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에 정 사장은 다양한 친환경선박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적용한 선박 개발을 통해 경쟁사들을 한 발 앞서는 행보로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 수주 성과도 이런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9일 공시를 통해 최근 그리스 캐피탈마리타임그룹(Capital Maritime Group)과 총 1790억 원 규모의 2만2000입방미터(㎥)급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은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 규모로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 선박은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운송하기 위한 친환경 목적으로 개발됐다. 액화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NH3)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선박 운용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게다가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변경할 수 있는 '암모니아 듀얼 퓨얼 레디(Ammonia DF ready)'도 적용했다. 

탄소포집·저장 분야 연구기관인 글로벌CCS연구소(Global CCS Institute)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탈탄소 정책이 가속화됨에 따라 탄소포집·저장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50년에는 전 세계 탄소포집량이 76억 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해상 운송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으로 축적해온 기술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이 분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HD한국조선해양은 이 분야 핵심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공신력 있는 인증을 획득하는 데도 공을 들여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세계적 가스전시회인 가스텍(Gastech)에서 7만4천 ㎥급·4만 ㎥·3만 ㎥급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에 대해 미국선급협회(ABS), 로이드선급(LR), 라이베리아기국(LISCR) 등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받았다. 

지난 6월 열린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시핑(Nor-shipping)2023'에서는 로이드선급과 라이베리아기국(LISCR)으로부터 액화이산화탄소·암모니아·액화석유가스(LPG) 등을 함께 운반할 수 있는 2만2천 ㎥급 다목적 가스운반선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을 따냈다.
 
HD한국조선해양 친환경선박 경쟁 치열해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기술로 초격차 굳히기
▲ 현대미포조선의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 < HD현대 >
이와 함께 HD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추진선 분야의 기술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저인화점 연료공급시스템(LFSS)에서 기술적 성과를 냈다. 메탄올 LFSS는 메탄올 추진선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이다. 

올해 노르시핑 기간에 이에 관한 기본설계 인증도 획득했다. 

정 사장은 노르시핑 기간 중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HD현대가 만드는 선박과 기술이 대양의 친환경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 사장은 궁극의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수소를 최종 대안으로 주목하고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분야뿐 아니라 HD현대그룹 사업 전반에 수소 밸류체인을 구상한다는 장기적 구상도 마련해 두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플랜트 발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소운반선과 수소추진선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와 수소 혼소엔진 개발에도 성공했다. 

또 HD현대그룹에서 정유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천연가스 등에서 수소를 추출하면서 탄소를 포집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수소)를 생산해 활용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80여 곳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HD현대일렉트릭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 구축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수소연소엔진 양산 등을 준비하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에서 환경 규제는 휘발성 호재가 아닌 중장기적 패러다임의 변화로 접근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기술의 발전이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의 중간단계 연료와 최종적으로 가장 유력한 연료인 수소 등 연료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엔진과 선박설계, 건조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변 연구원은 "이런 점은 설계와 연구개발(R&D) 능력을 지닌 상위 조선업체들이 시장 선도적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환경규제는 한국 조선사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이고 중장기적으로 뒷받침할 강력한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승환 SK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으로 강화될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는 친환경선박 분야에서 HD현대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더욱 부각되게 만들며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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