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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저축은행 활용 중금리대출 확대 난망, 업황 나빠 도리어 축소 움직임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3-07-18 14: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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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국내 중저신용자 자금줄인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는 M&A(인수·합병) 규제 완화로 저축은행의 규모를 키워 중금리 대출을 늘리려 했다. 하지만 업황 악화로 인수합병이 현실화하기 어려워 기대효과를 이루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위 저축은행 활용 중금리대출 확대 난망, 업황 나빠 도리어 축소 움직임
▲ 금융위원회가 중저신용자 대출창구를 늘리기 위해 저축은행 규모화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사진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한 모습. <금융위원회>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규제를 풀고 중금리 대출 규모 증대에 힘쓰고 있지만 녹록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는 17일 ‘제8차 금융규제 혁신회의’에서 저축은행 영업구역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한해 인수·합병 규제를 풀어 저축은행을 최대 4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영업구역에 제한을 받았다. 서울과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대전·세종·충청 등의 6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한 대주주는 이 가운데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금지돼 영업구역도 제한돼 있었는데 이 규제를 풀어 규모를 늘릴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이번 방안에는 금융위가 저축은행 규모를 키워 서민을 위한 민간 중금리대출을 늘린다는 목적이 담겨 있다.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를 지닌 중저신용자를 위한 민간 중금리대출의 주요 공급원으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이 가운데 민간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하위 50% 개인대출자가 대상이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규제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적 자금중개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합병 등으로 경영건전성을 높여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아 M&A를 통해 ‘덩치 키우기’에 힘을 쏟을 저축은행을 찾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금융위가 저축은행 인수합병과 관련한 내용을 내놓은 이날에도 저축은행업계가 어렵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저축은행 산업전망은 ‘비우호적’이고 신용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부동산금융 및 소비자금융 중심으로 부실이 본격화됐다”며 “추가 건전성 저하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에 집중된 만기도래 예수금 규모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부담이 이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은 덩치키우기보다도 올해 말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저축은행업 불황은 중저신용자 부담으로 다가왔다. 저축은행업계가 최근 기준금리와 함께 오른 자금조발비용 부담에 중금리대출 규모를 줄여 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1분기 기준 올해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지난해보다 40% 가량 줄어든 1조6685억 원으로 집계됐다. 건수 자체도 지난해(약 15만)보다 2만 건 가량 줄어든 13만 건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최근 이 규모를 줄이고 있는데다 저축은행 고객군과는 차이가 있어 금융위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전문은행 고객도 신용등급 하위 50%이지만 결국 1금융권이라는 점에서 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취급고객 측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저축은행 활용 중금리대출 확대 난망, 업황 나빠 도리어 축소 움직임
▲ 대부업 연체율 추이. 그만큼 중저신용자들이 돈을 구할 구석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자료 출처는 오기형 의원실.
결국 중저신용자들이 돈을 빌릴 창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대형대부업체 25곳의 연체율은 11.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포인트 급등했다.

조달금리 악화로 대부업체도 점점 대출 규모를 줄여나가는 가운데 서민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금감원은 이에 지난달 “저신용층의 대부업 시장 소외와 불법사금융 이용 증가 및 채권회수를 위한 대부업자의 불법추심행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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