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광폭 현장행보를 통해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이끌어내면서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원장이 경쟁회사인 한화생명과 카드업계 1위 회사인 신한카드의 상생금융 행사에 참석하면서 생명보험업계 '맏형'인 삼성생명이 내놓을 상생 보따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어서다.
▲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금융사들의 상생금융 행보에 발맞춰 조만간 사회공헌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
전 사장은 보험업의 특성을 고려해 취약계층을 위한 보험상품을 내놓거나 기존 사회공헌 사업을 강화하는 형태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17일 삼성생명 안팎에 따르면 삼성생명도 다른 금융회사의 상생금융 행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복현 원장이 올해 들어 금융권의 상생금융을 강조하자 시중은행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생금융 방안들을 속속 내놓았다.
이 원장이 금융회사들의 상생금융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이를 독려하자 금융권의 상생금융 행보는 카드사를 넘어 보험사까지 확대되고 있다.
17일 카드업계 1위 회사 신한카드가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보험업계 1위 회사인 삼성생명의 지원책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신한카드의 상생금융 행사에 참석해 금융사들의 상생금융 강화와 조속한 집행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간 주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생금융 노력이 있었는데 최근 카드, 캐피탈, 보험사 등도 적극 동참해주신 데 감사하다”며 “상생금융 방안을 최대한 조기에 집행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전영묵 사장은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상생금융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부담감이 커진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동안 사회공헌 활동의 확대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다른 금융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상생금융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뉴삼성의 시대를 맞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전 사장은 “뉴삼성의 시대를 맞아 삼성 대표 CSR 2.0 프로그램이 시작된다”며 “성장의 온기가 미치지 않는 그늘진 이웃이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 나가자”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삼성생명의 역할도 더 열심히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의 선한 영향력을 고객, 사회와 나누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 사장이 보험회사로서 업계 특성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상생금융 방안은 보험약관대출의 금리를 낮추거나 고금리의 저축보험을 선보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이 보험약관대출 금리를 내리고 한화생명에서 5%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저축보험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보험회사들의 상생금융 방안과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신한카드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런칭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 사장은 삼성생명이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대상을 확대하거나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미소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저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원을 하고 있으며 저소득자의 금융문제 해결을 위한 생활자금 대출 지원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품에 대한 대출규모나 이자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삼성미소금융은 2022년 12월 말 기준 누계 대출액이 모두 5588억 원(잔액 1125억 원)에 이른다. 모두 3283명에게 3705건의 대출이 진행됐다.
삼성생명은 각종 사고와 재해, 질병으로부터 장애인을 보호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동일한 보장이지만 일반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 ‘곰두리종합보장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상품의 판매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