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3-07-13 16:40:12
확대축소
공유하기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전략을 뚝심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안고 있다. 사진은 강 대표가 올해 6월8일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행사에서 사업전략을 설명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전략을 뚝심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대형마트 본질에 집중하려는 강 대표의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6월 별도기준으로 총매출 1조282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해 2.3%, 올해 5월보다 4.6% 감소했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총매출이 6월 들어 감소한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 총매출 증가세가 6월 들어 꺾인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6월에는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은 통합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 공식 출범했기 때문이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던 이마트가 멤버십 출시 첫 달 매출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다만 이마트 이수점과 광명점이 6월16일 문을 닫은 것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통해 어느 정도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셈이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통해 좀 더 많은 고객을 이마트로 끌어들임으로써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결국 하나의 도구다.
강 대표도 대형마트 본질에 집중하는 데 힘을 쏟으면서 신세계유니버스클럽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전략을 꾸준히 밀고 나가고 있다.
소비자 인식 속 대형마트는 차별화된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곳이다. 오랜 시간 대형마트가 소비자들에게 해 왔던 역할이다.
이런 대형마트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강 대표가 올해 힘을 주고 있는 프로젝트가 ‘더리미티드’다.
강 대표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중점 추진 전략으로 ‘업의 본질 경쟁력 제고’를 제시하며 대표 품목을 상시 최저가로 운영하고 상품 매입의 주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이마트는 13일부터 ‘더리미티드’ 3차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더리미티드는 강희석 대표가 대형마트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올해 힘을 주고 있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다. <이마트>
더리미티드는 올해 2월 초 첫 선을 보였다. 분기마다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을 선정해 정상가격보다 최대 50% 할인된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행사다.
더리미티드 1차는 2월, 2차는 4월에 각각 진행됐다. 3차 상품 판매는 7월13일부터 시작했다.
이마트의 더리미티드 프로젝트는 소비자 사이에서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차 행사 때 ‘햇양파’는 무려 900톤이 팔렸다. ‘CJ햇반’은 210g 낱개 기준으로 70만 개가 판매되며 최단기간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3차 상품들의 가격대와 구성을 보면 이마트가 더리미티드 프로젝트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마트는 1,2차 더리미티드 때 인기있었던 상품을 이번에 재출시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1차 때 900톤이 판매된 ‘햇양파’(3㎏)를 5980원에 내놓는다. 가격은 1차 때와 동일하지만 2.5㎏으로 판매됐던 중량을 500g 늘렸다.
이마트는 올해 5~6월 수확한 양파로 3차 상품을 구성했기 때문에 품질면에서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직접 소싱한 ‘아몬드’(700g) 상품이 6980원에 판매된다. 기존 500g짜리 아몬드(9800원) 상품과 비교해 약 49% 저렴하다.
이마트는 더리미티드 3차가 약 3개월 동안 진행됨에도 아몬드를 지난해 전체 판매량 수준으로 대량 매입해 원가를 낮췄다.
강 대표 스스로 밝혔던 전략대로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할인행사를 자주 진행하고 할인율을 높일수록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영업이익 643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8%나 줄었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본질’에 충실하기 위한 강 대표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해서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해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